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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저축, 룸살롱에 1천5백억 대출…담보는?

<앵커>

저축은행 불법대출 중에는 이런 것도 있었습니다. 룸살롱 같은 유흥업소에 1,500억이
흘러갔습니다.

박상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강남의 한 대형 유흥업소.

경찰이 들이닥쳐 수색을 벌이자 서류들이 나옵니다.

유흥업소 주인이 여종업원들에게 미용과 화장 비용으로 빌려주는 이른바 '마이킨', 선불금 계약 서류입니다.

종업원이 돈을 갚을 때까지 업소를 벗어날 수 없게 하는 일종의 악성부채입니다.

[유흥업소 종업원 : 일할 때 좀 더 예뻐보이고 싶고 은행에서 대출받기도 뭐하고 그래서 가게에서 부탁해서 (빌리는 돈이죠.)]

경찰 수사결과 유흥업소 주인들은 이 서류들을 담보로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수억 원에서 많게는 197억 원을 대출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2009년부터 이런 식으로 대출을 받은 유흥주점은 모두 73곳, 총 대출금은 1,546억 원에 이릅니다.

유흥업소 주인들은 실제 선불금보다 부풀려 서류를 작성하거나 이미 선불금을 준 것처럼 서류를 꾸며 대출을 받은 뒤 이 돈을 선불금 지급에 이용했습니다.

사실상 제일저축은행이 유흥업소 여종업원 선불금을 제공한 꼴입니다.

업소들의 상환 실적도 미미했습니다.

대출금 1,546억 원 가운데 변제된 금액은 325억 원에 불과했고, 227억 원은 아예 회수가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제일저축은행 임직원 8명과 유흥업소 업주 94명 등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제일저축은행은 부실 경영으로 지난 18일 영업정지된 7개 저축은행 가운데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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