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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론 보이스피싱 주의보…속기 쉬운 이유는?

<8뉴스>

<앵커>

대출 사기의 또다른 유형으로 전화를 통한 금융사기, 이른바 '보이스피싱 대출사기'가 있습니다. 이 보이스피싱이 우리 사회에 등장한 지 5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많은 수법들이 언론에 소개되면서 경각심이 늘어나서 피해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올해 들어서 갑자기 다시 급증하고 있습니다. 경찰이 급기야 주의보까지 발령했습니다.

통계를 한 번 보시죠. 올해 들어서 지난 8월까지 보이스피싱 피해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 건수나 액수 모두 크게 늘었습니다. 이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카드론을 이용한 신종 수법을 도입했기 때문입니다.

우선 이 최신 보이스피싱 수법이 어떤 것이고, 왜 속기 쉬운 지 임찬종 기자가 보도하겠습니다.



<기자>

자영업을 하는 김모 씨는 지난 16일 대검찰청 수사관이라는 사람으로부터 자신의 통장이 범죄에 사용됐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김모 씨/보이스피싱 피해자 : 주변에 컴퓨터가 있느냐 해서 있다고 하니까 그 앞에 앉아 가지고 (주소를 알려주는) 사이트에 입력하라는 거죠. 통장번호, 비밀번호, CVC 번호 그런 입력란이 있더라고요.]

김 씨는 사이트에 정보를 입력하면서 통화를 30분 이상 계속했는데, 그 와중에 김 씨의 통장에는 순식간에 800만 원이 들어왔다 빠져나갔습니다.

[(통장에서 돈이) 빠지게 되면 문자가 오도록 신청을 해놓잖아요. 그런데 통화 중에 (문자가 왔다고) 진동이 울리는 겁니다. 전화 끊고 확인해보니 돈이 들어왔다 빠졌다 했더라고요.]

김 씨가 당한 수법은 이른바 '카드론 보이스피싱'입니다.

먼저 사기범은 수사기관을 사칭해 은행 계좌번호와 신용카드 번호, 비밀번호 등 각종 개인금융정보를 알아낸 뒤, 피해자의 이름으로 신용카드 회사로부터 대출을 받습니다.

피해자의 통장에 대출금이 입금되면 폰뱅킹으로 돈을 빼 가는 겁니다.

자신도 모르게 대출받은 돈이 통장에 들어왔다 빠져나가다 보니, 피해자는 카드론 대출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사기를 당했다는 생각을 하기 어렵습니다.

[이민수/경찰청 지능범죄수사계장 : 이런 수법에 대해서는 홍보가 아직 안 됐고요, 사이트가 실제 사이트하고 유사하기 때문에 국민들 같은 경우에는 이게 범죄인지 인식을 잘 못하는 것 같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들은 카드번호와 비밀번호만 알면 이렇게 전화상으로도 거액의 카드론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습니다.

[카드회사 ARS 상담원 : (서류나 신분증은 없어도 대출이 되나요?) 무담보 무서류로 대출이 바로 가능하고요, 카드 번호랑 카드 비밀번호만 있으면 됩니다.]

경찰은 카드론 보이스피싱 피해사례가 올 들어 지난해보다 15배 이상 증가했다며, 카드회사들이 본인 확인 절차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문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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