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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묵은 반값 쌀, 가격 올린 뒤 버젓이 판매

<8뉴스>

<앵커>

정부가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며 보관중이던 2009년산 쌀을 반값에 방출했습니다. 그런데 이 묵은 반값 쌀을 사들여 비싸게 속여 파는 떴다방까지 등장했습니다.

서경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강북의 한 아파트 단지 앞.

인도에 쌀 포대가 가득 쌓여 있습니다.

20kg 한 포대에 시중가보다 2만 원 이상 싸다고 광고합니다.

장바구니 물가에 익숙한 주부들까지 가던 길을 멈추더니 결국 실어갑니다.

[쌀 떴다방 : 이건 일반미 최고 상품, 백화점에서도 파는 거예요.]

서울 영등포의 큰 길가.

이른바 쌀 떴다방이 자리를 폈습니다.

주민들이 계속 쌀을 사 갑니다.

경기미라며 3만 5천 원을 받습니다.

[쌀 떴다방 : 경기미는 쌀 중에서 제일 좋죠. 알아주는 거니까.]

밤 늦게 장사가 끝나자 트럭이 노점을 돌며 쌀을 수거해 사무실인 듯한 곳으로 옮겨다 놓습니다.

이들이 판 쌀을 사서 포장지를 봤더니 2009년산, 상인들이 알려주지 않은 사실입니다.

포장지에 표시된 미곡처리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회사 측은 자신들이 도정한 쌀은 맞지만 경기미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미곡처리장 : 경기도 것이 아니고 최근에 나간 것은 다 철원 것이었거든요.]

판매가를 알려주니 놀라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2009년산 쌀은 정부가 쌀값 안정을 위해 방출한 이른바 반값 쌀이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올 4월부터 최근까지 2009년산 벼 40만 톤을 공매했습니다.

가격이 싸다보니 입찰 경쟁률은 10 : 1까지 치솟았습니다.

[미곡처리장 : 이 정도 가격은 역사상 나 이거 하면서 이 가격을 본 적이 없으니까.]

농협이나 미곡처리장에서 벼를 도정해 포장비와 이윤 등을 더하면 쌀 도매가는 20kg에 2만 원선, 인터넷 오픈마켓에선 2만 3, 4천 원에 팔립니다.

2010년산의 반값입니다.

[쌀 도매상 : 그걸 8천~9천 원 튀겼다면 굉장한 폭리죠. 포당 1백포 팔았으면 하루 90만 원 벌어간단 얘기인데.]

또 2009년산은 정부가 단일가격으로 방출했기 때문에 경기미라고 더 비쌀 이유도 없습니다.

떴다방 사무실, 2009년산 쌀이 무더기로 쌓여 있습니다.

자신들은 다른 떴다방을 보고 따라 했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쌀 떴다방 대표 : 물가안정을 위해 (방출)했다는 건 알고 있는데요, 전국에서 다 그렇게 팝니다.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지 않고 팔잖아요?) 그건 잘못됐습니다.]

정부는 2009년산 쌀 가운데, 노점에서 판매되는 양은 많지 않을 거라며 현실적으로 단속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반값 쌀을 비싸게 사먹은 소비자들만 억울하게 됐습니다.

(영상편집 : 이재성,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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