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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남성 자살률 급증…'낀 세대' 중압감 커

<8뉴스>

<앵커>

가난에서 풍요까지 우리 사회의 발전과 삶을 나란히 해왔던 베이비 붐 세대가 이제 오십줄에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이 세대의 자살률이 유난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생의 정점에 서 있어야 할 가장들이 고민과 좌절로 내몰리고 있는 겁니다.

김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출생률이 급증했던 시기에 태어나 또래와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청춘을 보낸 사람들, 이른바 '58년 개띠'로 대표되는 베이비 붐 세대로, 이들의 주력 계층은 현재 50대 초반을 맞았습니다.

올해 51살 박상익 씨는 20여 년간 몸 담았던 대기업에서 지난해 은퇴했습니다.

[박상익(51세) : 직장이 처음이자 끝이고 또 요즘 세대들은 토요일, 일요일 쉰다고 그러는데. 저희 때만 해도 주말에 거의 직장에 나와있어야 했고, 또 그게 정상인 줄 알았거든요. ]

부모도 봉양하고 자식도 부양해야 해 이른바 ‘낀 세대'로 불리는 이들. 

[스스로 노후는 책임져야 하고… ]

[양쪽 다 (책임은 져야 하고) 샌드위치 세대라고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박 씨처럼 이제 하나 둘씩 은퇴가 시작된 상황에서 부모와 자식 모두를 책임져야 한다는 중압감은 무시 못할 짐입니다.

[조문국(54세) : 가장으로서의 부담으로서 돈을 많이 벌겠다는 욕심이 많이 앞선다고 생각을 하고요.]

이들이 퇴직하는 50대 시기에 경제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되면 책임감을 견디지 못하고 막다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 6월 수원에서는 사업에 실패한 50대 초반의 가장이 일가족과 동반 자살하기도 했습니다.

[김인성/51세 : (저희 또래에선 자살이) 주변에서 흔히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 제 나이 때에는 경제적으로 보면 회복하기 많이 어렵잖아요.]

실제로 50대 초반 남성의 자살율은, 20년전보다 4배나 급증해 10만 명 당 무려 62.4명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연령대의 여성과 비교해도 3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김영수/서강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경제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되면서 직장에서 심한 압박을 받는 50대 초반의 남자들은 40대 초반부터 소외감을 극복할 수 있는 같은 또래 여자들보다 자살율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

700만이 넘는 베이비 붐 세대의 본격적인 퇴진을 앞두고, 이들을 전문성을 갖춘 사회적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절실합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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