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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판매 중단…임산부 불안 확산

<8뉴스>

<앵커>

이 가습기에 넣는 살균제의 성분은 베일에 가려져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노약자의 폐 속으로 직접 흡입되는 물질인데도, 제조와 판매 과정에서 보건당국의 관리를 전혀 받지 않았던 겁니다. 가습기 살균제에는 감기, 폐렴 유발균 같은 세균을 제거할 수 있다고 쓰여있기는 한데, 보건당국은 오늘(31일) 이런 가습기 살균제가 미확인 급성 폐질환의 위험 요소라고 밝힌 겁니다.

직격탄을 맞은 가습기 살균제 업체들은 일단 출시된 제품을 수거하고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하지만 환자가족들은 병의 원인을 살균제를 쓴 가족들 탓으로 돌리는 당국의 태도에 허탈함을 넘어서 분노하고 있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물질로 지목되자 숨진 환자의 유가족들은 살균제 제조회사를 찾아가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미확인 급성 폐질환 사망자 유가족 : 내 새끼 내가 계속 죽인 거예요. 매일 밤. 이거 넣어서 우리 아기 그 방에서 재우고 내 손으로 우리 아기 죽인 거라고요.]

가습기에 살균제를 사용해 온 임산부들도 불안에 빠졌습니다. 

[이윤진/출산 100일 경과 : 산모한테도 영향을 많이 미쳤으면 어쨋든 이 아이한테도 그 영향이 갈 수가 있으니까 걱정이 되죠.]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는 사람이 수십 만명으로 추정되는데도 왜 환자는 수십 명에 불과할까?

정부는 이 환자들이 살균제에 과민반응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영삼/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 과민반응이라고 생각한 거죠. 누가 걸리고 누가 안 걸리는지를 지금 예측할 수 있는 그러한 인자가 없어요.]

문제는 보건당국이 성인환자만을 대상으로 분석해 살균제를 원인으로 지목했다는 겁니다.

훨씬 많은 영유아 환자들이 역학조사에서 배제됨으로써 다른 원인에 의한 질병일 가능성이 차단됐다는 점입니다.

[박준동/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저희가 지금 한 3~4년 이상 보아온 소아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했을 때 일관된 어떤 위험인자나 일관된 원인일 거라고 판단할 수 있는 일관된 소견은 없습니다.]

다만 일본의 한 동물실험에서 살균제의 DDAC란 물질이 폐섬유화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된 적은 있지만 국내 살균제에 사용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확실한 조사결과가 나올때 까지는 가습기를 주기적으로 청소하고 물만 넣어서 사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영상취재 : 박영철, 설치환,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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