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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호우에 혈세도 '줄줄'…전시 행정 분통

<8뉴스>

<앵커>

요즘 지자체들이 하천에 자전거 도로 같은 편의시설을 앞다퉈 짓고 있습니다. 평소엔 보기 좋지만 큰 비만 오면 이렇게 휩쓸려 버리곤 하죠. 그럴 듯 해 보이는 데만 치중한 전시하천, 세금만 낭비하고 있습니다.

김형주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고양시가 89억 원을 투입해 이른 바 레저하천으로 조성하고 있는 공릉천입니다.

준공을 불과 2주 앞두고 지난 달 말 집중호우에 인공시설물이 유실됐습니다.

자전거 도로가 흉측하게 뜯겨 나갔고, 생태 관람 쉼터도 기둥만 남긴채 사라졌습니다.

고양시는 유실 위험성을 경고한 환경타당성 검사결과를 무시한채 공사를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300m 간격을 두고 서 있는 두 교량 사이에 인공시설을 조성하면 하천폭이 좁아지고, 수위가 높아진다는 경고를 무시하고, 여기에다 자전거 도로와 인도교를 조성한 겁니다.

[김윤숙/고양시의원 : 이 인도교가 환경타당성 검사 때 보시면 홍수 수위가 최고 8센티미터 정도 올라가는 걸로 나왔고요.]

경기도 광주시가 81억 원을 들여 곤지암천변에 설치한 자전거 도로도 역시 집중호우에 심하게 훼손됐습니다.

광주시는 환경타당성 검사도 받지 않았습니다.

[이현철/광주시의원 : 양쪽에서 물이 합쳐져서 내려오는데 자전거 진입로가 만들어지면서 기본적으로 물이 빠지는 면적이 좁아진 지역이죠.]

고양시와 광주시는 별다른 수해대책도 없이 35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인공시설물 설치 공사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주민들은 주먹구구식 전시행정이라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조궁섭/고양시 관산동 : 해보지도 못하고 다 떠내려갔으니까 저런 공사해봤자 뭐해요.]

(영상취재 : 이용한, 영상편집 : 오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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