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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노숙인 어디로?…퇴거 풍선효과 우려

<8뉴스>

<앵커>

코레일이 오는 22일부터 심야에 서울역에서 머물고 있는 노숙인들을 강제 퇴거조치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열차 이용객들을 위한 결정이라지만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습니다.

박원경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심야의 서울역.

노숙인들이 역사 입구에서 술판을 벌입니다.

노숙인끼리 싸움을 하고, 만취한 노숙인이 열차 이용객들 사이를 활보합니다.

화장실은 노숙인들의 세면장으로 변했습니다.

대합실은 물론 화장실까지 역사 곳곳이 잠자리를 편 노숙인들에게 점령됐습니다.

[이수경/서울 마포구 : 무섭죠, 여자들의 입장에서는. 술 먹은 남자분이 눈이 딱 마주쳤어요, 나랑. 그러니까 내가 섬짓하대요.]

날이 밝아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밤에 벌어진 술판은 아침까지 이어집니다.

시민들에게 다가가 돈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장영은/충남 천안 : 불편해요. 방금도 지금 애기랑 올라오는데, 아무래도 좀 위협감이나 약간 그런 것도 있고.]

서울역 주변에 상주하는 노숙인들은 230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서울역 주변에서 노숙인이 절도나 폭행으로 입건된 것만 16번.

노숙인들이 소란을 피워 경찰이 출동한 경우는 1800번으로 하루에 평균 10번 꼴입니다.

민원이 잇따르자 코레일 측은 오는 22일부터 심야에는 노숙인들이 서울역사에 머물지 못하도록 하기로 했습니다.

새벽 1시부터 4시 반까지 노숙인들을 서울역사에서 내보내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심야 강제 퇴거조치가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유희성/서울 서초동 : 대책을 마련을 하고 해야 돼요. 그 사람들이 어디로 가겠느냐고.]

35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서울역 근처 노숙인 쉼터 시설은 이미 포화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강제 퇴거가 이뤄지면 노숙인들이 근처 지하철역이나 공원으로 몰려나오는 풍선효과로 인해 오히려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만만치 않습니다.

[노숙인 : 우리는 여기 공원이나 이런 곳밖에 갈 곳이 없는데… 청파공원이나 서소문공원….]

뒤늦게 서울시가 쉼터 확충과 월세 지원 같은 대책을 내놓고, 인권위도 실태 조사에 들어갔지만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입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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