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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에 무너지는 안전…현장 안 보고 선정

<8뉴스>

<앵커>

올 여름  유난히 산사태 많이 나고 피해도 크죠. 기후는 변했는데 이에 따른 대비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재난 예방 연속 보도, 오늘은 산사태 문제를 집중적으로 짚어 보겠습니다.

한세현 기자입니다.



<기자>

굉음과 함께 순식간에 산비탈을 타고 내려오는 시뻘건 토사.

엄청난 양의 물과 흙, 바위가 뒤섞인 산사태는 내려올 수록 가속도가 붙으면서 가공할 위력을 발휘합니다.

17명의 생명을 앗아간 우면산 산사태.

13명이 숨진 춘천 펜션촌 산사태.

두 곳 모두 산사태를 막을 수 있는 사방 시설이 없었습니다.

정부는 전국의 경사지 1만7000여 곳을 산사태 위험 지역으로 중점 관리하고 있지만, 우면산과 춘천 산사태 지역은 빠져 있었습니다.

위험 지역 대부분이 현장을 보지도 않고, 자료만으로 판단해 선정한 탓입니다.

[급경사지 담당 공무원 : 저는 여기 올해 왔는데, (제가) 오기 전에 (위험급경사지)를 조사해서 전 나가보지 못 했어요.]

올 들어 지난 달까지 서울에서 발생한 산사태는 모두 81건.

이미 작년 1년 동안의 발생 횟수를 넘어섰습니다.

2009년까지만 해도 매년 10건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지난 해부터 눈에 띄게 급증하고 있습니다.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일상화 된 기후변화에 대처하지 못한 겁니다.

특히, 흙 입자가 굵은 우리나라 산지 토양은 물을 많이 머금는 구조여서 집중호우에 매우 취약합니다.

그만큼 흙 속의 수분함량이 중요한데, 이를 측정할 계측기는 거의 없습니다.

[채병곤 박사/한국지질자원연구원 : 대만 전역 주요 지역에 이미 산사태 계측시설을 이미 설치를 해서 강우가 내리면 72시간 전부터 산사태 발생 가능성을 예측을 하고…]

급경사지의 건축규정도 허술합니다.

서울 동작구의 한 절개지. 이곳 산 아래 석축 높이는 10m나 되지만 석축에서 집까지 거리는 제가 팔을 벌리면 닿을 만큼 가깝습니다.

현행 주택법은 경사지 아래 건물을 지을 때 비탈면 높이만큼 띄우게 돼 있지만, 공무원이 안전하다고 판단하면 예외로 인정합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 경사지 건물은 땅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경사지에 바짝 붙이게 됩니다.

[이수곤/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절개지)가 집과 바로 붙어 있어서 피할 수가 없
어요, (절개지가) 무너지면요. 그래서 위험하죠.]

산사태 위험지의 철저한 현장 점검, 과학적인 대응 체계와 제도적인 보완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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