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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힌 물길 뚫어라"…대도시 수방대책 문제는?

<8뉴스>

<앵커>

'이례적인 강우량이었다', '100년 만의 폭우였다' 이번 폭우를 통해 배웠지만, 더이상 수해와 관련해 이런 논리에 기대고 있어선 안되겠죠. 8시 뉴스에서는 현재 수방대책의 문제점과 대책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오늘(3일)은 막혀있는 대도시의 물길 문제를 최고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큰 비가 내려 다리가 무너지고, 2명이 물에 빠져 숨졌다."

새 수도 한양에 비 피해가 끊이지 않았던 조선 초, 세종은 남산에서 내려오는 물길을 나누고, 종로 옆에 두 개의 도랑을 파 홍수를 막았습니다.

600년 뒤 서울의 여름, 게릴라성 집중호우는 매년 강수 기록을 갈아 치우며 기상 이변은 더이상 이변이 아닌 일상이 돼 버렸습니다.

[이병국/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장 : 이전의 인류가 경험하지 못했던 큰 폭의 기상 변동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서울의 수방시설은 아직 20년 전에 머물러 있습니다.

시간당 최고 75mm를 기준으로 만든 낡은 하수관 1만km와 빗물 저장소 16개, 배수 펌프장 111개가 전부.

그마저도 하수관은 곳곳이 터지고 막혀 있고, 집중호우에 효과적인 저장소는 한 구에 하나도 되지 않습니다.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엔 곳곳의 하수관이 맨홀로 역류해 도시는 순식간에 물바다가 되는 겁니다.

[김현준/한국건설기술연구원 : 물이 침투되지 못하는 그런 특성으로 홍수량 크기가 커지고, 그 다음에 홍수가 발생하는 시간이 더 빨라지죠.]

가장 시급한 건 빗물을 빼내는 우수관의 용량을 대폭 확대하고 순간적인 폭우를 감당할
빗물 저장소를 확장하는 겁니다.

남산 빗물 저장소입니다. 

시간당 100mm의 비를 30분 정도 저장할 수가 있는데, 그덕에 을지로 일대는 이번 집중호우에도 침수 피해가 없었습니다.

말레이시아나 일본처럼 지하터널을 빗물 저장소로 활용하거나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에는 빗물 저장 공간을 반드시 설치하도록 법제화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심재현/국립방재연구소 연구실장 : 모든 그 지역에 해당하는 시설들은 동일한 어떤 방어기준을 가지고 방어 목표를 가지고,  다시 재설계되고 재설치되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아열대 한반도의 수방대책은 우선 도시의 막힌 물길을 터주고 나누는데서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 김흥기, 영상편집 : 문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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