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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비 내라" 이재민 분통…행정서비스 허술

<8뉴스>

<앵커>

재해를 미리 막지 못했으면 사후 서비스라도 제대로 하는 게 공공기관의 도리입니다. 그런데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에게, 또 이들을 도우려 온 자원봉사자들에게 구청이 주차요금을 징수했습니다. 핑계는 있는데 한심한 핑계입니다.

보도에 김도균 기자입니다.



<기자>

토사와 물이 도로 곳곳에 들어차 집 주변에 주차할 수 없게 된 우면산 주변 수재민 가운데 일부는 지난주 서초구청이 민간에 위탁운영하는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웠습니다. 

대피 차원에서 잠시 차를 댔다가 빼려던 한 주민은 돈을 내라는 주차장 직원에게 가로막혔습니다.

[권모 씨/피해 주민 : 여기에(주차장) 다 물이 들어왔잖아요. 여기다가 댈 수가 없으니까 거기다가(공영주차장) 잠시 가져다 댄 거죠. 대고 싶어서 댄 게 아니라 물 때문에 댄 거죠.]

멀리서 달려온 자원봉사자들도 주차비가 부담스럽습니다.

[자원봉사자 : 하루에 10만원. 그것도 싸게 해주시는 거라던데. 10만원 달라고 하니까 줬죠. 오늘 차 한 대 더 왔다고 12만원.]

주차장 위탁업체 직원은 수재민이나 자원봉사자라도 주차료 감면 혜택을 줄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주차장 직원 : (혜택) 없어요. 없어요. 지금은. 안돼요. 100% 안 돼요. 근처에 대요.]

관할 서초구청에 물어봤습니다.

구청 측은 피해 주민과 자원봉사자가 연락을 하면 주차비를 안 받거나 할인해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구청 관계자 : 신고 들어오면 건 건 별로 하나씩 처리를 해 드리는 상황이에요. 이러한 점을 악용하시는 분도 있기 때문에….]

하지만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주민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박영례/피해 주민 : 그런 거 없어요. 그런 거 못 들어봤어요. 전혀요.]

수 차례에 걸쳐 주변 공영주차장들을 돌아다녀봤지만 그 어디에서도 피해 주민을 위한 혜택이 있다는 사실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주차비를 감면해준다는 공지 표지판 하나 없는 세심하지 못한 행정서비스에 수재민들은 마음이 상했습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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