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이사도 못가요"…재난지역 반지하 세입자 막막

<8뉴스>

<앵커>

재해의 가장 불편한 진실은 항상 어려운 이웃들이 더 큰 피해를 입는다는 겁니다. 이번 수해도 예외가 아닙니다. 오도가도 못하게 된 반지하 세입자들의 사연을 들어봤습니다.

정경윤 기자입니다.

<기자>

수마가 들이닥친 한 반지하집 .

바닥에서 물이 계속 새어나와 아직도 본격적인 복구에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멀쩡한 거라고는 가전제품 대여섯 개.

[김모 씨/세입자 : 이게 우리 옷 전부예요. 안에 스티로폼 깔아놓고 있는데 미치겠어요.]

할 수 없이 젖은 장판과 벽지를 모두 뜯어내고 큰 선풍기 한 대로 집안을 말려보지만, 벽면엔 이미 곰팡이가 가득합니다.

특히 반지하 집에는 빗물과 토사가 유리창을 깨고 들어오면서 이렇게 폐허가 될 정도로 피해가 컸습니다.

집수리 문제를 놓고 집주인과 언성이 높아지기도 합니다. 

[김모 씨/세입자 : (집주인이 불렀다는) 보일러 수리공은 집 연락처를 몰라서 안 왔대요.]

[집주인 : 세입자는 세입자대로 짜증내고, 우린 우리대로 답답하고…]

동 주민센터에서 이미 피해조사를 나왔지만, 보상이 어떻게 이뤄질 지 알 수가 없어 답답하기만 합니다.

[김모 씨/세입자 : 이 살림에 대한 손해 배상만 되면 내일이라도 가고 싶죠. 지금 나가면 보상이고 뭐고, 빈손으로 가야 하니까 못 나가죠.]

남태령 전원마을에서 반지하 세입자는 300여 명.

세 들어 살다보니 집을 마음대로 고칠 수도 없고 이사를 가고 싶어도 옮길 수 없는 형편입니다.

[김모 씨/세입자 : 없는 사람들이예요. 이거 (침수된 집이) 당장 나가겠어요, 어디? 문제가 있다고 해도….이 동네 또 누가 들어오겠어요.]

언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지 기약도 없는 상황.

집수리나 이사 문제를 놓고 같이 수해를 입은 집주인들과 갈등을 빚어야 하는 상황이 세입자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김진원)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