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한밤중에 서울시 밖으로 가려고 할 때, 택시 잡기는 하늘의 별따기이죠? 이런 승차거부를 없애기 위해서 서울시가 택시 요금 시계할증제도를 부활시키기로 했는데요, 과연 요금만 올린다고 승차거부가 사라질까요?
현장취재, 최호원 기자입니다.
<기자>
밤 11시 반 서울 종로.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택시를 잡으려는 시민들이 도로 위를 뛰어다닙니다.
하지만 급한 마음과는 달리, 택시들은 거부하기 일쑤입니다.
아예 뒷좌석 문을 닫아놓고, 행선지가 마음에 안 들면 그냥 떠나버리기도 합니다.
[택시 대기 승객 : 한 40분 됐어요. (40분 동안 한 대도 못 잡으신 거에요?) 아예 (택시가) 없어서 못 잡는 것도 아니고, 안 간다고 그러니까 화가 나는 거죠.]
서울 외곽, 경기도 주민들은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이정상/경기도 군포시 : 여기(서울 신촌)에서 갈 때는 4만 5천 원 내고 한 번 갔었어요.]
그러다보니 술을 한잔 걸친 손님과 택시기사 간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손님이 원하면 가야지. (경기도는 안 나갑니다.) 너 죽을래?]
이 때문에 서울시는 이르면 9월쯤 시외로 가는 택시에 대해 할증요금을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으로는 밤 10시부터 서울 시외로 갈 경우 택시요금이 20% 오르고, 자정부터 새벽 4시 사이에는 40%까지 오릅니다.
[택시 기사: 40% 할증하면, 1만 원에 4천 원 아니예요. 4천 원, 어지간하면 가죠.]
그러나 일부 택시기사들은 다른 의견입니다.
[택시 기사 : 분당 같은데 초입은 괜찮아요. 수지, 수원 이런 곳은 40% 할증에다 추가 요금을 더 줘야 간다고…. (택시 연료) 가스비가 계속 올라가잖아요.]
게다가 택시가 시외로 가지 않는다고 해도 기사를 처벌할 수 없습니다.
[김명용/서울시 택시물류과장 : 시계 외로 운행을 거부할 경우에 법제처 유권 해석 결과는 (정당한) 승차거부로, 단속할 수 없다. 이렇게 결과가 나왔습니다.]
시계 할증 제도만으로 모든 승차 거부를 해결할 수도 없습니다.
[서울 시내 택시 손님 : (택시 기다리신지 오래됐죠?) 15분이요. (몇 대 놓치셨어요?) 5대요.]
[서울 시내 택시 손님 : (답십리까지도 안 갑니까?) 안 간다고 하네요.
전문가들은 밤 10시 이후 택시 공급을 늘리는 근본적인 해법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박영훈/교통문화운동본부 대표 : 영업 개시 시간을 탄력적으로 좀 조정하면, 일시적으로 한 5,000~6,000대의 심야시간 공급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시계 할증 제도가 택시요금만 비싸지는 부작용으로 끝나지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승원, 영상편집 : 박정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