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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걷힌 보금자리 처참…속살 드러낸 산 '위태'

<8뉴스>

<앵커>

복구작업이 진행되면서 흙더미가 걷히기 시작했습니다. 처참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정형택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10여 건의 산사태가 일어난 서울 서초구 우면산은 곳곳이 상처투성입니다.

배수로를 따라 굵은 나무들이 줄지어 쓰러져있고, 붉은 흙탕물이 아직도 거세게 흐릅니다.

산을 올라갈수록 상처는 더욱 깊고 뚜렷합니다.

수마가 할퀴고 간 자리에는 이렇게 나무 한 그루 없이 산이 붉은 속살을 드러냈습니다.

비가 오면 언제 또 무너져 내릴지 모를 정도로 위태로운 모습입니다. 

흙더미와 나무토막으로 가득 차 도로인지 분간할 수조차 없었던 남부순환도로는 복구작업이 이뤄지면서 제법 제 모습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흙이 치워지면서 가려졌던 피해 현장의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아파트 외벽은 물론 섀시와 베란다까지 사라졌습니다.

순식간에 밀어닥친 흙더미는 맞은 편 창문까지 뚫고 나갔고요.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한 바닥 2개 층은 그대로 폭삭 주저앉았습니다.

처참하게 파괴된 보금자리 앞에서 주민들은 어찌할 바를 모릅니다.

[송경자/피해 주민 : 아무 생각이 안 나요. 지금 당장에는. 어떻게 해야할지 손도 못 쓰고.]

흙탕물이 가게까지 밀고 들어와 전기와 수도마저 끊긴 상황이지만, 상인들은 손을 놓을 수 없습니다.

[장성자/피해 상인 : 지금 어떻게 돼도 장사를 해야 먹고 살지. 하루 하루 벌어서 생활하는 사람인데.]

평화롭던 전원마을에도 수마의 상처는 깊게 남았습니다.

마당에는 어른 키높이까지 흙이 들어차있고, 온통 진흙투성이인 집 안에서는 건져올 것이 없습니다.

[피해 주민 : 이렇게 해서 잠이 오겠어요? 이거 불안해서. 밤에 비 쏟아지면…. 우리도 물폭탄 맞아가지고 새벽에  사람 다 죽다 살아나가지고 나왔는데.]

전원마을 위쪽 비닐하우스 촌은 산에서 가까워 피해가 더 컸습니다.

이 허허벌판에는 어제(27일) 아침까지 저 옆에 보이는 것과 같은 주거용 비닐하우스 건물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는데, 여기 보이는 이 장판과 집터의 흔적이 여기에 사람이 살았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복구의 손길은 아직 멀기만 합니다.

[박준향/피해 주민 : 해볼 방법이 없어요. 저희 힘으로는 안되니까. 누구 도움이 필요한데, 아무도 도움이 안돼요.]

구멍 뚫린 하늘이 야속하기만 한 피해 주민들.

주민들 가슴에는 처참한 현장 못지않은 깊은 상처와 충격이 남았습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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