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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변한 '경포호'…물속으로 들어가 보니

<8뉴스>

<앵커>

강릉 경포호수가 급격히 바다화 되고 있습니다. 해조류들이 자라고, 민물고기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GTB 이상준 기자입니다.



<기자>

강릉 경포호는 민물과 바닷물이 교차하는 동해안 대표 석호입니다.

민물과 바닷 물고기가 공존하고, 150여 종, 4만여 마리의 철새들이 몰려드는 생태계 보고입니다.

이런 경포호에 한달여 전부터 이상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가시파래와 돌가사리 등 해조류들이 떠올라 거대한 늪처럼 변했습니다. 

[ 김영대/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박사 : 바다에 사는 해조류가 경포호수에 있다는 것은 경포호가 바다화됐다는 지표입니다.]

GTB 취재팀이 경포호 물속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어른 팔 길이 만큼 자란 파래와 각종 갈조류, 홍조류가 호수 바닥을 가득 메웠습니다.

연근해 어장에서 볼수 있는 홍합 군락지와 말미잘 집단 서식지는 물론이고 굴치와 석굴도 무더기로 발견됐습니다.

경포호의 물고기를 잡아봤더니 바다에서만 사는 강도다리와 놀래미, 서해안 갯뻘에서 주로 서식하는 문절망둥어가 가득했습니다.

[최재석/강원대학교 환경연구소 어류연구센터장: 과거에는 이런 바다 어종이 안 발견됐고요, 이런 것들이 거의 나오지 않는 해산어인데 여기서 출현했다는 것은 상당히 주목할 만한 현상이라고 보여집니다.]

경포호는 지난 2004년 수질 정화를 위해 바닷물 유입구를 트면서 해양생태계가 고착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규송/강릉원주대 생물학과 교수 : 아주 예전엔 담수호에 가까운 생태계였다가, 90년대엔 기수호에 가까운 생태계, 현재는 완전하게 해양생태계로 변했다 말할 수 있습니다.]

해양 생물이 점령해 버린 경포호가 민물과 바닷물이 공존하는 석호의 특성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GTB) 이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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