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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없는 대학들'…부실 사학 구조조정 절실

<8뉴스>

<앵커>

반값 등록금 문제가 불거지면서 부실 대학들을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전국 4년제 대학 가운데 3분의 1이 정원을 못 채우고 있고, 심지어 교정에서 학생을 찾아보기 힘든 대학까지 있습니다.

서경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제주의 한 사립대입니다.

이번주 방학이 시작됐는데 교정에서는 학생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학교안에 있는 스쿨버스 정류장입니다.

방학땐 운행이 중단됩니다.

교문 밖으로 시외버스가 다니긴 하지만 하루 9차례 뿐이어서 자가용이 없다면 사실상 학교를 찾기 어렵게 됩니다.

도서관에도 학생이 1명도 없어 썰렁하기만 합니다.

[학생 : 어제는 10명 정도(왔어요). 그 사람들이 계속 올 지 안 올지….]

점심 시간 구내 식당엔 교직원 몇 몇이 전부입니다.

[구내식당 운영자 : (학기중에)학생은 50명도 안 돼. 밥 먹는게.]

이 대학의 지난해 신입생은 87명.

전체 14개 학과 가운데 2개 학과는 학생수가 10명도 안 됐습니다.

최근 3년새 학생 수가 1백 명 넘게 줄어들면서 학교 운영도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교직원 : 학생수가 많이 줄어들고 후발이니까 큰 대학들 따라가지는 못하고….]

5년 전 4년제로 전환한 다른 사립대입니다.

강의실 곳곳엔 전문대 시절 사용했던 교구들이 먼지가 쌓인 채 놓여 있습니다.

교내 서점에 가봤더니, 문이 굳게 닫혀 있습니다.

[학생 : 학교 같지가 않아요. 그냥 사람이 없으니까 대학 치고는 너무 없어서.]

강원도에 있는 이 사립대는 한 때 재학생이 정원의 43%인 1,400명에 그쳤습니다.

최근 장학금 수혜율을 올리면서 꾸준히 학생수가 늘고 있는 추세지만 학생들은 교육 여건에 불만을 제기합니다.

[학생 : (화장실에)휴지 없어요. 갖고 다녀야 돼요.]

[학생 : 기구 하나로 여러 명이 다 같이 해서 너는 못 하고 너는 하고 이런 식으로….]

지난해 비수도권 4년제 대 가운데 절반이 정원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지난 1996년부터 일정 요건만 갖추면 대학설립을 허용해주면서 대학 수가 크게 늘어난 게 부실을 키웠다는 지적입니다.

[이수연/한국대학연구소 연구원 : 설립 기준을 강화하고 교과부의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해서 부실대학을 미연에 방지하는 대책 수립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반값 등록금 문제도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겠지만, 부실 사학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구조조정 노력도 절실해보입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이무진, 김태훈, 영상편집 : 신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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