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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 지연에 '이자 폭탄'…40대 토지주 자살

<8뉴스>

<앵커>

택지지구로 지정된 땅에 대한 보상을 기대하고 미리 큰 돈을 대출받았던 땅주인이 보상이 늦어지면서 빚독촉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전국의 개발 예정지마다 비슷한 고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병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07년 6월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된 파주 운정 3지구입니다.

이 곳에서 장미 농원을 운영하던 김현섭 씨.

2009년 하반기 토지 보상이 시작된다는 LH공사의 말을 믿고, 2009년 초 7억5000만원을 대출받아 주변 지역에 비닐하우스를 지었습니다.

보상금을 받아 대출금을 갚을 생각이었지만, 보상이 미뤄지면서 지금껏 거액의 이자만 내고 있습니다.

[김현섭/경기도 파주시 동패리 주민: 이자에 너무 많이 시달리고, 원금에 시달리기 때문에 농사에 대해서 회의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정부를 믿지 못 하겠고요.]

운정 3지구 토지주는 모두 1700명.

이 가운데 1000명 정도가 주변 지역으로 이주하기 위해 8000억원이 넘는 은행 빚을 냈습니다.

하지만 보상이 지연되면서 대출이자 부담이 가중됐고, 심지어 40대 토지주가 자살하는 사건까지 발생했습니다.

LH가 새로 지정한 대규모 사업지구는 모두 138곳.

이 가운데 115곳은 사업을 계속할지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주민들은 이자 폭탄만 맞고 있습니다.

[심교언/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정치적인 성격 때문에 사업들이 중구난방식으로 많이 돼 있는데 어떤식으로든지 대규모 외과수술 방법을 통해 가지고 할 사업과 하지 않아야 될 사업들을 빨리 가려내는 것들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주택 보급률이 100%를 넘은 만큼 택지지구 같은 대규모 주택 조성 사업은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영상취재: 박현철, 영상편집: 문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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