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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숨진 노부부 "자녀에게 짐되기 싫어서"

<8뉴스>

<앵커>

어버이날 또 가정의 달을 무색하게 하는 사건이 몇 가지 발생했습니다. 병을 앓던 60대 부부가 어버이날 집에서 함께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유서에는 자녀에게 짐이 되기 싫다는 글이 남아 있었습니다.

조성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어제(8일) 오후 5시 반쯤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 62살 노 모 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남편 69살 전 모 씨도 안방 침대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아파트 경비원/목격자: 침대에 할아버지가 누워계시더라고요. 주무시는 줄 알고 흔들었더니 손이 차갑더라고요.]

노부모를 봉양해온 아들 내외와 손자들은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여행중이었습니다.

경찰은 "남편 전 씨가 치매를, 부인 노 씨는 암을 앓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노 씨가 "자녀를 힘들게 하기 싫고, 먼저 세상을 떠나 미안하다"는 글을 가족들에게 남긴 점으로 미뤄 노부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걸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노인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인구 10만 명 당 65세 이상 노인 자살자 수는 1990년 14.3명에서 2009년 77명으로 5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질병과 경제 문제, 외로움 때문에 자살충동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80대 할머니: 내가 무슨 말을 하면 "엄마, 잔소리한다"고 퉁명스럽게 군다든가, 그러면 그게 서운한 거야.]

젊은 층과 달리 노인들은  오랜 시간 생각하고 계획을 세운 뒤 자살을 시도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그만큼 예방할 기회도 많다는 얘기입니다.

[이소정/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 그런 징후가 보이는 분들에게 알맞은 서비스를 연계시켜 줄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다면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노인 자살문제는 우리 사회 전체가 고민해야될 숙제가 됐습니다.

(영상취재: 서진호, 김세경, 정상보, 영상편집: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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