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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조 아닌 천덕꾸러기 신세…'까치와의 전쟁'

<8뉴스>

<앵커>

길조라고 반기던 까치가 유해 야생동물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농작물 피해는 물론 정전사고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데요.

까치와의 전쟁 현장에 김범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미리 녹음한 까치떼 울음 소리를 틀자 숨어 있던 까치 떼가 몰려듭니다.

기다리던 사냥꾼은 까치를 향해 총을 겨눕니다.

원래 까치가 살지 않았던 제주에서 이렇게 까치와의 전쟁이 벌어진 이유는 뭘까?

30년 전 한 항공사가 취항 기념으로 까치 50마리를 방사했는데, 이후 개체수가 3천 배 가까이 급증한 겁니다.

[강광윤/야생동식물보호관리협회 제주지부 : 까치하고 까마귀하고 싸우면 까마귀가 이길 것 같죠? 까치가 이겨요. 심지어는 매까지도 쫓아내요, 얘들이]

이렇게 불어난 까치는 다른 야생동물의 새끼나 알을 먹어치우고, 특히 귤이나 딸기 같은 농작물에 큰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문종철/피해 농민 : 모두 쪼아 버리고 먹고 떨어져 버리고 작년엔 반타작도 힘들었어.]

포수 10여 명과 포획틀을 동원해 까치를 잡고는 있지만 개체수가 13만 마리가 넘어서 쉽지만은 않습니다.

서울 도심의 주택가입니다.

전신주 위에서 까치집을 치우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백인배/한전 서울본부 : 안테나 그런 것 갖다가 짓는 경우가 있어요. 잘못해서 충전부에 닿으면 순단도 나고 정전도 될 수도 있고 그렇습니다.]

지난해 까치집 43만 개가 헐렸지만, 까치가 일으킨 정전 피해는 1백 건에 달했습니다.

봄철 정전 피해의 30%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정전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한전은 통발형 포획틀까지 고안했습니다.

코레일도 10만 원의 신고포상금을 걸고 선로 위 까치집을 철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피해가 속출하면서 까치를 상징물 삼았던 일부 지자체들은 상징물을 바꾸는 추세입니다.

[김해시 관계자(상징물 변경 추진중) : 단감 같은 것 농가 피해도 많이 주고 길조가 아니다, 그래서 바꾸자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길조로 여겨졌던 까치, 도시화, 산업화 물결에 밀려난 까치는 이제 길조가 아닌 천덕꾸러기 신세입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김진원, VJ : 조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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