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싹이 안 터요" 정부 볍씨 '불량'…속타는 농심

<8뉴스>

<앵커>

정부에서 보급한 오대쌀 볍씨가 모내기철이 다 돼가도록 싹이 트지 않아서 농민들의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송인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도 인제 들녘의 비닐하우스에 볍씨가 뿌려진 모판이 들어차 있습니다.

그런데 모내기를 코 앞에 두고 모판 가득 돋아 있어야 할 싹이 듬성듬성 보입니다.

[최종권/정부 볍씨 파종 농민 : 4월12일날 (심었어요). 전체가 다 그러니까 이게 종자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 그렇게 생각이 돼요.]

같은 날 뿌린 두 종류의 볍씨 중에 오대 볍씨만 발아가 잘 안된 곳도 있습니다.

다급한 마음에 정부가 보급한 볍씨를 버리고 이웃이나 농협에서 새로 볍씨를 구해다 뿌리는 농민들도 늘고 있습니다.

[현경모/인제농협 미곡처리장 : 저희가 발아율이 떨어져서 볍씨 재파종용으로 공급하는 것은 지금 처음입니다.]

인제처럼 정부의 오대쌀 종자를 뿌린 고성과 양양, 양구의 농가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국립종자원측은 고개만 갸웃거리고 있습니다.

[방효원/국립종자원 강원지원장 : 저희 매뉴얼대로 발아실험을 해서 규격 이상의 제품을 공급했기 때문에 발아에는 이상이 없다고 보는데….]

하지만 농촌진흥청이 분석한 결과  볍씨에 하자가 발견됐습니다.

수확도 하기전에 이미 이삭 속에 싹이 트는 이른 바 '수발아'가 이뤄진 겁니다.

[손지영/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 박사 : 계속 날씨가 비가 오면 너무 습하니까 발아하기 좋은 조건이 돼버리는 거예요. 수발아가 진행된 상태로 수확해서 건조하면 대부분이 활력을 잃어 버릴 수 있죠. 다 죽어버리는 거죠.]

정부가 올해 강원 지역에 공급한 오대 볍씨는 모두 820여 톤.

싹이 잘 트지 않는 불량 볍씨 때문에 농민들의 가슴은 시커멓게 타들고 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 영상편집 : 김진원)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