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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 이와테현 작은 마을 '가족의 꿈' 앗아가

<8뉴스>

<앵커>

예고 없이 닥친 대재앙에 사랑하는 가족과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인데요.

쓰나미가 모든 것을 휩쓸고 간 이와테 현의 작은 마을에 살던  한 가족의 사연을 송인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눈 앞에 보이는 건 뭐든지 쓸어갔던 초대형 쓰나미.

기차역도, 커다란 어선도, 집도 산산조각 난 채 휩쓸려 갔습니다.

야마모토 마미코 씨는 오늘(16일)도 이른 아침부터 시신 안치소 앞을 서성입니다.

쓰나미가 왔을 때 딸부터 먼저 대피시켰던 어머니는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야마모토 마미코 : 엄마가 저보고 빨리 지붕 위로 올라가라고 하셨어요. 그때까지는 분명히 같이 있었는데 지붕 위에 올라가서 보니 엄마가 안 보였어요.]

대피소 생활 닷새째.

마미코 씨는 엄마가 없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습니다.

쓰나미가 오기 전 엄마가 만들어 놓으셨던 샐러드, 두부 반찬이에요. 먹을 때마다 눈물이 나요.]

마미코 씨의 아버지 야마모토 가즈오 씨는 오늘도 아침 일찍부터 폐허가 된 집터에 다녀 왔습니다.

아내를 기억할 수 있는 아내의 손때가 묻은 물건은 뭐든 가져오고 있지만, 가즈오 씨가 정말로 찾는 게 있습니다.

[야마모토 가즈오 : (뭘 찾으시는 건가요?) 아내가 집에서 늘 한국 드라마를 봤거든요. 그
때 아내가 쓰던 커피 잔을 찾아서 영전에 올리려고요.]

가즈오 씨는 벌써 나흘째 잔해 더미 속에서 부인이 즐겨 마시던 커피 잔을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하지만 괴물 같은 쓰나미의 피해를 야마모토 가족은 쉽게 받아들이기가 아직은 힘겹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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