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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길 내는데만 '이틀'…기약없는 고립생활

<8뉴스>

<앵커>

큰 도시도 이런데, 산간 마을은 사정이 어떻겠습니까. 연이은 폭설로 강원 산간 마을들은 사실상 완전 고립됐습니다. 버스도 끊기고 이웃집가는 것 조차 쉽지 않아 당분간은 꼼짝없이 갇혀지내야 할 상황입니다.

조재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마을 진입로를 따라 중장비가 눈을 치웁니다.

폭설 사흘 만에 눈을 치운 게 어제(13일), 하지만 또 다시 시작된 눈발에 주민들은 안절부절입니다.

[박옥분/마을주민 : 사흘만에 길이 열렸는데, 그것도 마을 사람들이 신작로 좀 겨우 해놨는데 또 이렇게 눈이 오니까 큰일이네요.]

2m 가까이 쌓인 마당의 눈은 이미 지붕까지 닿을 듯 합니다.

농사용 트랙터로 눈을 밀어보지만 헛바퀴만 돕니다.

[윤현덕/마을주민 : 눈이 진짜 너무 많이 와서 트랙터가 빠져 못 들어가요. 웬만하면 들어가는데…]

마을 다리 위에 쌓인 눈의 높이는 1m 20cm.

눈을 헤치고 윗마을로 걸어서 들어갔습니다.

폭설에 꼼짝없이 집에 갇힌 노인들은 며칠만에 맞는 손님을 더 없이 반깁니다.

[방훈달/마을주민 : 반갑고 말고. 어떻게 왔나 이런 생각이 드는 게 깜짝 놀랐네. (갇혀서 잘 지내셨어요?) 예, 그 눈 에 어떻게 들어오셨소, 글쎄?]

이웃집까지 길을 내는데만 이틀이 걸렸습니다.

[서창석/마을주민 : 한 이틀 걸렸어요. (옆집 가는 길 치우는데요?) 예, 이제 또 노인네 다니시니까…]

폭설로 나흘째 고립된 주민은 65가구 210여 명.

50여 개 노선버스는 오늘도 운행이 중단돼 주민들은 기약없는 고립생활에 답답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허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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