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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빛 이집트' 친-반 시위대 충돌…수백명 부상

<앵커>

이집트 사태가 친정부 시위대와 반정부 시위대간의 유혈충돌로 다시 혼돈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사면초가에 몰린 무바라크 대통령이 국면전환을 위해 관제시위대를 동원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카이로에서 이민주 특파원입니다.



<기자>

아흐레째 평화적인 반정부 시위가 진행되던 따흐리르 광장 주변 분위기가 어제(2일) 오후 급변했습니다.

비교적 잠잠했던 무바라크 지지자들도 다시 거리로 나와 반정부 시위 중단과 무바라크 연임을 촉구했습니다.

급속하게 세를 불린 이들은 말과 낙타를 타고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돌진하는가 하면 돌멩이와 벽돌 조각을 마구 던졌습니다.

반정부 시위대도 이내 투석으로 맞섰고 화염병까지 난무한 양측의 유혈충돌은 5시간 동안이나 지속돼 적어도 1명이 숨지고 6백명 이상이 다쳤습니다.

[의사 : 흉기로 상처를 입거나 골절된 사람들이 많고,피부가 심하게 찢겨진 사람들도 많습니다.]

반정부 시위대는 친정부 시위대 대부분이 경찰이라며 무바라크 대통령이 불출마 선언에도 퇴진압력이 가라앉지 않자 관제 시위를 동원했다고 비난했습니다.

혼란을 조장한 뒤 질서회복을 빌미로 군과 경찰을 투입해 시위 진압에 나서려는 술수라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군은 양측의 충돌 내내 거의 개입하지 않았고 앞서 반정부 시위대에게 일상생활로 복귀할 것을 촉구하기도 해 대통령과 사전 조율이 있지 않았느냐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친 무바라크 시위대의 갑작스런 등장과 군의 애매한 태도로, 이집트 사태는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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