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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 구제역 사태…4백 년 전통마저 끊기나?

<8뉴스>

<앵커>

사상 최악의 구제역 사태로 4백 년 넘게 이어진 설 전통이 끊어질 위기를 맞았습니다. 해마다 설 합동 세배로 유명한 강원도 도배마을이 그렇습니다.

조재근 기자입니다.



<기자>

강원도 강릉의 위촌마을, 해마다 설이 되면 마을주민은 물론 고향에 찾아온 귀성객까지 150여 명이 마을 촌장과 어른들께 합동 세배를 올립니다.

조선 중기인 1577년 대동계를 조직한 이후 4백 년 넘게 지켜 온 이 마을의 전통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이 합동세배를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전통 한우마을로도 불릴 만큼 한우 사육 농가가 많다보니 구제역이 들어올까 걱정이 돼서입니다.

[이석봉/위촌마을 대동계 총무 : 해서는 안된다, 소 안 키우는 분들이. 소 키우는 분들에게는 참 고맙죠. 그 분들이 하지 말자고 해서 그래서 결국 안 하게.]

구제역 확산에 대한 우려는 주민들의 생활방식은 물론 활기 넘쳤던 마을의 분위기까지 바꿔놨습니다.

주민들이 모여 놀던 마을회관은 문이 잠겨 있거나 텅 비기 일쑤입니다.

마을 진입로에서 소독작업을 할 때 외에는 주민들의 왕래도 뚝 끊겼습니다.

[이석원/한우 사육농가 : 바로 앞 집이지만 우리 축사 안에는 안 들어 옵니다. 뭐 급한 일이 있으면 요기까지 왔다가 그냥가고.]

외지에 나간 자식들에게까지 이번 설엔 오지 말라고 신신당부입니다.

[곽병렬/한우 사육농가 : 이웃이 많으니까 나 혼자 피해 보는 것도 그런데 다른 집까지 피해를 끼치면 안되잖습니까. 그래서. (손주는 보고 싶으시죠?) 그렇죠, 허허.]

자식, 손주 재롱에 떠들썩한 명절을 기다려온 주민들은 어느 때보다 쓸쓸한 설을 맞게 됐습니다.

(영상취재 : 허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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