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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없는 천사' 올해도 왔다…11년 기부액 무려

<8뉴스>

<앵커>

전주의 한 주민센터엔 매년 이맘때면 이렇게 돼지 저금통에 한 푼 두 푼 모은 돈을 성금으로 보내오는 익명의 기부 천사가 있습니다. 얼마 안돼 보일지 모르지만 3천만 원이 넘는 거액이고 또 올해까지 벌써 11년 째 한해도 거르지 않고 기부를 해오고 있다는데요.

JTV 김균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올해도 어김 없이 노송동 주민센터에 40대 목소리의 남자가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심야은/전북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 : 골목 화단쪽에다가 제가 성의 표시로 A4 박스 안에 넣어 둔 게 있는데 가져가시라고 하셨어요.]

널빤지에 가려진 대형 화분 위에는 현금 뭉치와 돼지 저금통이 들어있는 종이상자가 놓여 있었습니다.

성금은 5만 원권 일곱 다발과 동전 등 모두 3천 5백 84만 9백 원.

얼굴 없는 천사는 지난 2000년부터 11년 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성탄절을 전후해 성금을 보내왔습니다.

지금까지 그가 보내온 성금만 1억 9천 7백만 원, 전주의 웬만한 아파트 한 채 값입니다.

얼굴 없는 천사가 보내준 성금은 노송동 관내 1,401세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스한 온정으로 전해졌습니다.

[양은순/전북 노송동 : 너무너무 마음적으로 감사해서 얼굴이라도 알면 감사의 표시라도 하고 인사라도 할래도…]

전주시는 올해 초 주민센터 옆에 얼굴 없는 천사를 기리기 위한 기념비를 세웠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는 성금 모금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고 있는 가운데, 11년 째 이름도 얼굴도 드러내지 않은 천사의 온정이 한겨울 추위를 녹이고 있습니다.

JTV 김균형 기자

(영상취재 : 이병로(J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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