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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묻은 돼지 생각만 하면"…공무원 '구제역 악몽'

<8뉴스>

<앵커>

무섭게 확산하는 구제역을 막기위해 예방백신 접종이 오늘(25일)부터 시작됐지만 오늘은 또 강원도 철원에서 확진 판정이 나오고 말았습니다. 문제는 한파 속에 24시간 방역에 투입되는 공무원들도 이젠 체력이 바닥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승구 기자의 현장 취재입니다.



<기자>

경기도에서 처음 구제역이 발생한 양주시의 한 방역 초소, 시청 환경위생과에 근무하는 이운석씨는 벌써 네 번째 방역 현장에 투입됐습니다.

돌아서면 얼어 버리는 소독약과 염화칼슘을 치우는 게 주요 업무입니다.

[이운석/양주시청 환경위생과 : 저희가 2, 3일에 한 번씩 나오고요. 8시간 주기로 해서 5시에서 새벽1시까지 근무합니다.]

양주시 공무원은 모두 770여 명.

임산부를 제외한 전 직원이 가축 매몰과 방역작업에 교대로 투입되면서 주말과 야간 민원실은 결국 폐쇄됐습니다.

식사는 빵과 컵라면으로 때우기 일쑤, 밤이 되면 한파와의 전쟁이 벌어집니다.

[김종국/양주시청 민원봉사과 : 노즐이 얼어 가지고 지금 뜨거운 물을 부어서 녹이고 있습니다.]

방역 초소가 있는 도로에선 출퇴근 시간마다 심한 체증이 생겨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하지만 방역에 동원된 공무원들을 가장 곤혹스럽게 하는 작업은 살처분입니다.

발생 첫날 돼지 3천 마리를 직접 이곳에 묻은 채정훈 씨는 아직도 악몽에 시달립니다.

[채정훈/양주시청 총무과 : 뛰놀던 돼지 새끼가 계속 머릿 속에 남아있다고요. 마치 파노라마처럼 내 기억 속에 남아있는 것 같고. 또 살작업을 하라 그러면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한파와 함께 걷잡을 수없이 확산되고 있는 구제역의 위력에 농민들은 물론 지역 공무원들의 고통도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김종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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