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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달아 '펑'…화약고 세탁소에 동네 주민들 불안

<8뉴스>

<앵커>

지금 보시는 것과 같이 최근 들어 주택가 골목에 있는 동네 세탁소에서 폭발 사고가 잇따르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업주들 사이에선 동내 세탁소가 '화약고'라는 말까지 공공연히 돌고 있는 정도인데요.

원인이 무엇인지, 김아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건물 앞으로 갑자기 산산조각 난 유리 파편이 튕겨져 나옵니다.

이웃 수퍼마켓 진열장에선 물건들이 줄줄이 떨어지고 놀란 주민들이 몰려듭니다.

지난 월요일, 경기도 안산의 한 세탁소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입니다.

[김춘환/세탁소 주인 : (건조기) 여기가 열려 있었거든요. 여기 불이 붙어 있었어요. 그래서 (소화기) 먼저 쏘고.]

지난달 서울 서초동의 한 세탁소에서도 세탁물 건조기가 폭발해 세탁소 내부를 태웠습니다.

[선정일/세탁소 주인 : 이게 앞 유리가 팍 깨지면서 불꽃이 이렇게 파악 튀더라고요. 이렇게 앞에만 오면 겁이 나요, 솔직히.]

세탁소 업주들은 건조기와 연결된 유증기 회수기가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드라이 클리닝, 즉 석유계 용제로 세탁한 옷을 이렇게 건조기에 와서 건조를 시키는 과정에서는 벤젠 등 발암 물질이 포함된 '유증기'가 발생을 합니다.

이 유증기를 밖으로 바로 배출하지 않고 한 번 모아서 걸러주는 장치가 회수기입니다.

지난 2006년부터 세탁소마다 설치가 의무화 된 장치입니다.

하지만 이 때부터 모두 45건의 세탁소 폭발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바깥으로 배출되지 않고 회수기나 건조기에 축적된 유증기가 주로 세탁물에서 발생하는 정전기 때문에 폭발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박 모 씨/세탁소 주인 : 불안해서 안됩니다. 폭발 화재가 나게 되면 저 뿐 아니라 이웃 전체가 전소될 위험이 있고.]

실제 실험 결과, 유증기가 모인 건조기 안에 전기 스파크를 가하자 금새 내부 폭발이나 화재로 이어졌습니다.

회수기의 성능이나 안전에 대한 검증 절차 없이 설치만 의무화했던 것이 불씨를 키운 겁니다.

[복지부 관계자 : 실제로 그렇게 화재가 날 것이라는 가정을 별로 안 했던 것 (같습니다). 안전하게 (제품) 만드는 기준을 만들려고 준비 (중 입니다).]

동네의 화약고가 돼버린 골목 세탁소, 더 이상의 사고가 나지 않도록 우선 안전 점검만이라도 서둘러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VJ : 김준호, 영상편집 : 남일, 화면제공 : 서초 소방서, 거제 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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