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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8만 마리 가축 살처분…애타는 '워낭소리'

<8뉴스>

<앵커>

구제역 공포가 확산되면서 전국에서 무려 18만 마리의 가축이 살처분됐습니다. 애지중지 키운 가축을 묻어야하는 농민들의 아픔은 가족을 잃는 것 만큼 크다고 합니다.

조성현 기자가 영화 '워낭소리'의 주인공을 만나 농민들의 심정을 들어봤습니다.



<기자>

가족처럼 함께 했던 늙은 소를 3년 전 떠나보낸 '워낭소리'의 주인공 최원균 할아버지 부부는 최근 집밖 출입을 아예 중단했습니다.

구제역이 마을밖 10km까지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이삼순/경북 봉화군 : 안나가요. 못나가요. 이 거(구제역) 끝나기 전에는 못나가요. 안돼요.]

늙은 소를 떠나보내고 새로 소를 들인지 벌써 3년, 최 할아버지는 이웃 소들이 속절없이 죽어간다는 소식에 침통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최근엔 방역비용에 보태 써달라며 봉화군에 100만원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최원균/워낭소리 주인공 : 병(구제역)이 어떻게 끝도 안나는 모양일세…]

안동판 워낭소리로 불리는 정봉원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20년 넘게 동고동락하며 자식처럼 키워 온 소를 며칠전 땅에 묻고 슬픔과 분노로 마음을 가누지 못합니다. 

[정봉원/경북 안동시 : 몇 십년 키워가지고 수레 끌고, 밭 갈고, 논 갈고 다 했는데 그런 소가 어디 있습니까? 돈 줘도 없어요. 몇 천만원 줘도.]

이번 구제역으로 지금까지 살처분 된 소와 돼지는 모두 18만 마리.

그러고도 구제역은 수그러들 줄 모르고, 농민들의 상처도 갈수록 깊어지고 있습니다.

[정봉원/경북 안동시 : 돈도 필요없어요. 갈 데도 없고, 아무 데도 갈 수도 없어요.]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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