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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기러기 아빠, "처자식 보고파도 못데려와"

<8뉴스>

<앵커>

피난 생활에 지치고 또 생계 걱정에 연평도로 돌아오는 주민들이 하나 둘 늘고 있지만, 가족들을 뭍에 두고 혼자 섬으로 들어와 이른바 기러기 생활을 하는 가장들이 많습니다. 혹시나 하는 생각 때문인데요.

연평도에서 정형택 기자가 이 기러기 아빠들을 만났습니다.

<기자>

연평면사무소 직원 38살 장비호 씨.

장 씨는 북한군의 포격이 있던 지난달 23일 이후 단 한 번도 섬을 나간 적이 없습니다.

혹시 있을지 모를 북한군의 추가 도발, 매일의 격무보다도 장 씨를 힘들게 하는 건 인천으로 피란간 아내와 3살 된 아들 현서 걱정입니다.

[장비호/연평면사무소 직원 : 애는 잘 있죠? 밥도 잘 먹고요?]

아내와 아들을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지만 포격 당시를 생각하면 다시 아이를 섬으로 데려올 자신이 없습니다.

[포격을 경험했기 때문에 그 애기는 솔직히 다시 데리고 올 지 어쩔지는 아마 안 데리고 오고 싶은 생각이 지금 더 커요.]

인천의 찜질방에서 가족과 함께 피난 생활을 하고 있는 42살 신현근 씨.

꽃게잡이 조업을 위해 어쩔 수없이 섬으로 돌아갈 생각이지만, 가족들을 데려갈 생각이 없습니다.

[신현근/연평도 주민 : 생업은 거기인데 여기 나와서 할 게 없어요. 제가. 저는 갈망정 식구들은 못 가는 거에요.]

신 씨의 아내 역시, 혼자 지낼 남편이 걱정이지만 아이 생각에 떨어져 지내기로 결심했습니다.

[오희영/신현근 씨 처 : 지금으로서는 들어가고 싶지 않죠. 애들 때문에도 들어가면 안 되죠 또, 언제 저기 할지 모르니까.]

불안하지만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홀로 섬으로 돌아오는 가장들. 

북한군의 포격은 연평도 기러기 아빠라는 또 하나의 상처를 남겼습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 강동철, 조창현, 영상편집 : 오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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