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네. 얼마나 놀랐을까요. 북한군의 포탄이 연평도에 떨어지던 바로 그 순간을 촬영한 동영상을 SBS가 입수했습니다. 그 절박했던 순간을 정형택 기자의 설명으로 보시겠습니다.
<기자>
포격으로 인한 화염으로 섬 한쪽이 온통 붉게 물들었습니다.
곳곳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습니다.
[기름 탱크에 맞았어.]
[기름이 다 저장돼 있어서 자꾸 번지지.]
손쓸 수 없는 상황이 그저 안타깝기만 합니다.
[위에서는 뭐 하는 거야?]
[군인 배가 이렇게 가만히…]
섬에서 6백 미터 떨어진 선착장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
[아까는 여기 떨어졌어. 바닷가에.]
그래도 포탄이 빗발치고 있는 마을에 남아있는 사람들 걱정이 앞섭니다.
[전화를 안 받아. 아까부터.]
[거기도 맞은 거 아냐?]
[마을이 앞이 안 보이니, 뭐.]
그저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입니다.
[형님, 나가실 거에요?]
[나가야지. 여기서 죽을 일 있냐? 돈 백만 원 벌려고…]
다시 들리는 포격소리.
가족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싶지만 통신은 이미 두절된 상태입니다.
[전화 저쪽에 완전히 끊어졌는데.]
[다 죽었어, 다 죽었어. 전화기 다 죽었어.]
한참만에 주민들을 피신시킬 어선이 선착장에 도착합니다.
[나갈 사람 타래. 저기 누구 배야, 저 배 타래.]
서둘러 배에 오르지만 동료를 두고 떠나는 발걸음이 가볍지 않습니다.
[광운이형 안 나왔어?]
[안 나왔어.]
검은 연기를 뒤로 한 채 주민들을 태운 어선이 위태로이 섬을 빠져나갑니다. 날은 어두워지지만 불길은 잡힐 줄 모르고 검은 연기 기둥은 이제 하늘까지 뻗어 있습니다.
전쟁터를 방불케 한 처참했던 순간. 밤새 계속된 불처럼 놀란 가슴도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습니다.
(화면제보 : 김성진, 정윤호, 최영호, 편집 : 김경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