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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5천원짜리 밥 맞아?" 환자 기운 빼는 병원 밥

<8뉴스>

<앵커>

병원에서 입원 환자에게 주는 식사 한 끼에 대략 5천 원 정도를 받는데요, 저희가 병원 밥을 아예 식판 채로 그냥 들고 나와서 원가를 따져봤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왔을까요?

조성현 기자입니다.

<기자>

밥과 미역국, 꽁치구이, 나물과 김치, 샐러드, 오렌지 반쪽.

한 대학병원의 5천 원짜리 환자용 점심식사입니다.

환자들은 먹는 둥 마는 둥 숟가락을 놓습니다.

[입원환자 : 내가 보기엔 3천 원짜리 같아요. 반찬이 먹을 게 없잖아.]

서울의 또 다른 병원 역시 한끼에 5천 원을 받지만, 4천 원짜리 일반 회사의 구내식당 식사와 비교하면 한 눈에 부실함이 드러납니다.

[환자 보호자 : 화날 정도로 형편없어요. 저희 경우는 친정어머니가 (다른 반찬을) 다섯 가지씩 해서 오세요.]

병원 밥을 들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시민들은 이 밥을 얼마짜리로 생각하는지 직접 들어봤습니다.

[음식점 업주 : (우리값으로 매기면 3천원.) 3천원이 뭐야, 2천원! 도저히 이런 걸 줄 수는 없어요, 우리는. 너무 심해!]

[시민 : 나는 3천원도 안돼 보이는데요?]

[시민 : 환자들이 먹기엔 조금 부족한 것 같아요.]

서울시내 병원 4곳의 점심식사를 확보해 한 끼당 식재료 원가가 얼마인지 전문가의 판단을 받아봤습니다.

[백옥희/수원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 밥은 250원 선에서, 감자탕의 경우 1천원 미만에서. 전체적으로 봤을 때 2천 500원 선에서.]

평균적인 식재료를 쓴 걸로 가정해 계산했더니 한 끼 당 원가는 2천 200원에서 2천 600원 사이.

병원이 받는 밥 값의 절반정도에 불과했습니다.

병원 특성상 인건비와 관리비가 일반 급식보다 더 드는 점을 감안해도 병원은 한끼에 1천 원이상을 남기는 셈입니다.

[OO병원 직원 : 제가 위탁급식도 해봤는데, 예를 들어 밥 한 끼당 1천원씩 병원에 계산해줘라. (떼어 줘라) 이런 거 얘기해도 돼요?]

정의실천시민연합의 조사에서도 병원들이 한 끼에 원가보다 1천 400원씩 더 받고 있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입원환자 밥값은 환자와 건강보험이 절반씩 냅니다.

병마와 싸우는 환자의 주머니, 가뜩이나 부실한 건강보험 재정으로 병원의 밥장사를 도와주고 있는 셈입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영상편집 : 조무환,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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