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가이드 대놓고 '짜증'…9,900원 단풍여행 가보니

쇼핑인지 관광인지…"해도해도 너무하네!"

<8뉴스>

<앵커>

단풍철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단돈 1만 원에 하루 단풍관광을 즐길 수 있다는 초저가 여행상품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싼게 비지떡이라고 하지만, 기자가 직접 가보니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정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단 돈 1만 원짜리 당일치기 여행상품.

왕복 교통편에 두 끼 식사, 여기에다 사과 3킬로그램까지 무료로 준다고 선전합니다.

[관광 가이드 : 모시고 가고, 모시고 오고 아침드리고 저녁드리고 그래서 1만 원이면 비싼가요?]

버스가 가장 먼저 들른 곳은 관광지가 아닌 인삼 판매장.

[관광 가이드 : 국가대표 선수들·박태환·김연아 선수도 이미 여기 회원으로 돼 있어요.]

[인삼 공장 직원 : (자 사장님 모시겠습니다!) 가정용 2백포가 66만원입니다.]

다음 행선지는 녹용 매장입니다. 

[녹용 매장 직원 : 남자들 양기에는 녹용 따라올 것 없어요. 사슴 숫놈 한 마리가 암놈 40마리, 50마리 교배를 해…]

매장 두곳을 들르는데만 무려 4시간, 그것도 모자라 이동 중에도 물건 판매는 계속됩니다.

[관광객 : 왜 이렇게 차 속에서도 선전을 해요. 듣기 싫어. 졸려 죽겠는데…]

사과 따기 체험은 철저한 장삿속.

사과를 살 사람만, 밭에 들어가게 합니다.

[관광 가이드 : (사과) 사지 않을 분들 올라가지 마세요. 아버님 올라가지 마셔, 안돼. 사실 분만 올라가.]

무료로 준다던 사과 3kg은 불량 사과 3알로 둔갑했습니다.

[관광 가이드 : 저희도 하라는대로만 하는거니까, 너그럽게 넘기실 분들 넘기시고. 그리고 한번 더 나오세요. (약속도 안 지키는데. 다신 안나오지.)]

저가여행도 가격 경쟁이 붙으면서 9900원짜리 상품도 등장했습니다.

[관광 가이드 : 저희가 불가피하게 가격을 내렸습니다. 회비는 9900원인데 협찬코스가 있습니다.]

물건을 사면 넘어가지만, 사지 않고 버스로 돌아오면 가이드가 짜증을 퍼붓습니다.

[관광 가이드 : 하나도 안 팔리면서 뭐하러 왔는지 모르겠어요. 미안은 무슨 미안이예요, 너네들 망해라 이거죠. 오늘은 한 45만원 손해난 거예요.]

기대했던 단풍 구경은 단 30분, 광고지에 적힌 전망대와 사찰 구경은 불가능한 일정입니다.

[관광 가이드 : 대형 버스를 통제하기 때문에 전망대까지 갈 수 있는 시간이 안돼요.]

1만 원짜리 여행은 매장 3곳에 관광지 두 곳.

9900원짜리 역시 매장 3곳에 관광지 한 곳이었습니다.

들를 매장을 먼저 정해놓고, 남는 시간에 관광지를 끼워넣는 겁니다.

상품판매가 주목적이다 보니 여행사들은 물건을 살만한 사람들만 골라 태웁니다.

[관광 가이드 : 우리가 일반 여행이 아니기 때문에 어른들 가는거라 젊은 분들 타기가 그래요.]

[관광 가이드 : (사과축제까지 간다길래.) 사과가 없…그냥 젊은 분은 일반여행 가세요.내가 이유가 있어서 그래.]

관광협회는 규제할 방법이 없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조계석/한국관광협회중앙회 본부장 : 해외여행 상품은 광고를 강제할 수 있습니다. 국내여행 상품에는 처벌할 근거가 없습니다.]

막바지 단풍철, 부실 저가여행의 유혹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VJ : 조귀준, 영상편집 : 최은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