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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이면 신상털기 'OK'…잘못 걸리면 마녀사냥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내 연락처를? '소름'

<8뉴스>

<앵커>

인터넷에 이어서 소셜 네트워크 시대가 되면서 새로운 '공포'가 등장했습니다. 자신의 신상정보가 네티즌들에 의해서 낱낱이 공개되는 이른바 '신상털기'가 바로 그것인데요. 유명인 뿐 아니라 평범한 사람도 잘못 걸리면 마녀사냥이 따로 없습니다.

서경채 기자입니다.

<기자>

승용차가 급하게 차선을 바꿔 끼어듭니다.

놀란 뒤차가 경적을 울리고, 상향등을 켜면서 항의하자 앞차가 갑자기 멈춰섭니다.

뒤차가 차선을 바꿔 피하면 따라 차선을 옮겨 또 급정거합니다.

이런 상황이 몇 차례 반복되고 화가 난 뒤차는 앞차를 추격하기도 합니다.

두 운전자의 아찔한 신경전은 이렇게 6분 동안이나 계속됐습니다.

[택시기사 : 앞차가 잘못한거죠.]

[택시기사 : 피해서 그냥 앙보하고 가는게.]

갑자기 끼어들어 주행을 방해한 앞차의 잘못은 명백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뒤차 운전자가 난폭운전의 위험을 알리겠다며 다음날 차량 녹화장치에 기록된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졌고 급기야 앞차 운전자의 개인정보를 추적하는 이른바 신상털기가 시작됐습니다.

이름, 나이, 주소, 전화번호, 사진까지 웬만한 정보는 모두 노출됐습니다.

견디다 못한 앞차 운전자가 인터넷에 사과 글 까지 올렸지만 한번 시작된 신상털기는 협박으로 까지 이어졌습니다.

[앞차 운전자 :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사는 곳을 알고 있다. 집에 들어갈때 조심해라. 차를 테러하겠다'…]

유명인도 아닌 일반인의 신상정보가 어떻게 이렇게 쉽게 노출될 수 있을까?

한 일반인의 이메일 주소만으로 신상털기를 시도해 봤습니다.

구글에 해당 이메일을 검색한 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추적 방식으로 연관성을 찾아나가면 3분 40초만에 미니홈피에서 이름과 전화번호를 찾아냅니다.

생년월일은 물론 과거 행적까지 드러납니다.

불과 10분 정도면 거의 모든 신상정보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최근엔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까지 확산되면서 개인 정보의 노출과 전파의 우려는 더욱 커졌습니다.

[이종락/호서전문학교 교수 : 오픈되어 있는 정보는 누구나 가져다 쓸 수 있는 그런 구조이기 때문에, 자기가 정보를 올릴 때 한 번 더 생각해보고 올리는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신상이 털렸을 때, 법적 대응도 쉽지 않습니다.

[이영호/변호사 : 생일, 출신학교 같은 단순한 정보만 올라오는 경우에는 비방의 목적으로 구체적인 사실을 올린 것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정보통신망법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처벌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마녀사냥식 신상털기.

통제가 불가능한 극단적인 대중심리는 자칫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앞차 운전자 : 연예인들이 자살하고 마음고생을 한다고 하는데 직접 느끼고 보니까 정말 무서운 일이구나.]

(영상취재 : 김학모, VJ : 김준호, 영상편집 : 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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