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3일) 만화의 날을 맞아서 국회에서 이색 행사가 열렸습니다. 국회의원들의 캐리커처 전시회였는데, 의원들이 희망하는 이미지에서 저마다의 속내가 읽힙니다.
한승희 기자입니다.
<기자>
망망대해에서 작은 배 한 척을 몰고 있는 사람.
특유의 '여유만만' 눈웃음은 잃지 않았지만, 항해하는 모습을 그려달라고 한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 마음은 이런 거였습니다.
[김무성/한나라당 원내대표 : 하루하루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거친 파도 격랑을 헤쳐나간다는 그런 심정으로 국회 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근데 그림에 파도가 지금 없어가지고…]
원내대표 취임 이후 줄기차게 여권을 향해 폭로전을 펼치고 있는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
그림 속에선 입술을 꾹 다문 채 한강 다리를 뛰고 또 뜁니다.
[박지원/민주당 원내대표 : 야당은 근본적으로 숫자가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가 뛰면서 국민과 함게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달리는 모습 원했습니다.]
국회의장석에서 의사봉을 쥔 박희태 의장.
못생겨 보이도록 그려진 점이 마음에 든다며 6선 의원의 처세술을 풀어놓습니다.
[박희태/국회의장 : 마음에 듭니다 내가 못생겼으니까. 사람이 잘난 것처럼 보이는 것이 제일 손해입니다. 되도록이면 어리숙하고 저사람 내 마음대로 할 수 있겠다 그런 생각이 들도록 그렇게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서재에서 책을 읽고 태권도를 하고, 또는 야구를 하고, 알려진 모습과 비슷하기도 전혀 다르기도 하지만, 한 컷의 캐리커처에는 생각보다 많은 정치인들의 속마음이 담겨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