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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노래하는 고속도로 슬그머니 '백지화' 왜?

<8뉴스>

<앵커>

길게 이어진 고속도로에서 운전하시다 보면 순간적으로 깜빡 졸음이 찾아오기 쉽습니다.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서 3년 전에 '노래하는 고속도로'라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실행된 적이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슬그머니 백지화 됐습니다.

무슨 사연인지 정유미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소음만 나던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음악소리가 들려옵니다.

외곽순환고속도로 시흥시 구간에서도.

노래하는 고속도로입니다.

3년전 도로공사가 졸음과 과속운전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겁니다.

[이병두/택시기사 : 이 구간 다닐 땐 여기로 가야겠다. 졸리지도 않고 참 재미있었다. 승객도 '어, 이거 뭐예요' 하면서, 노래 들어가면서…]

노면에 가로 방향으로 홈을 파 타이어 마찰음이 나도록 한 것인데, 홈 간격이 좁을수록 음이 높아지는 원리를 이용한 겁니다.

효과는 즉각 나타났습니다.

사고 위험구간이었던 두 곳 모두 노래가 시작된 이후론 단 한건의 사고도 없었습니다.

이렇게 반응도 좋고 효과도 만점이었지만 시흥구간은 반년 만에 상주구간은 일년반 만에 슬그머니 폐쇄됐습니다.

당초 이 자리에 서 있었던 노래하는 고속도로 안내 간판도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상태입니다.

주변 주민들의 민원 때문입니다.

[고건웅/도로공사 홍보실 : 밤에 들으면 조금 안 좋은 소리로, 쉽게 얘기해서 귀신소리나 안좋은 소리로 들린다는 민원이 계속 제기가 되서.]

도로의 홈도 깎아냈지만, 노래를 완전히 없애지는 못했습니다.

효과를 보고 설치를 확대하려던 당초 계획도 백지화됐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릅니다.

민원이 있다고 덮어놓고 폐쇄한 건 너무 성급했다는 겁니다.

[강승필/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 효과도 있고 아이디어도 좋았고 시민반응도 좋았다고 하면 거기서 발생하는 사소한 문제점은 적극적으로 해결해가는 행정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방음벽을 설치하거나 홈 깊이를 조절해서라도 빛나는 아이디어를 살리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아쉽습니다.

(VJ : 김준호,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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