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희망홀씨, 미소금융에 햇살론까지 이른바 서민대출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신용도가 낮은 서민들이 대출 받기는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정호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사업 실패로 신용이 8등급까지 떨어진 김 모씨.
일용직으로 일하며 빚을 갚아나가던 김 씨는 햇살론 대출을 받으려 했지만 은행 4곳에서 모두 퇴짜를 맞았습니다.
[김 모씨(40) : 계약직이면서 수당을 받는것이기 때문에, 직장을 얘기하는 과정에서 아예 안 될거다… 좀 허탈하더라고요.]
미소금융, 햇살론, 최근 선보인 새 희망홀씨대출까지 금융 소외자를 위한 대출이 쏟아지고 있지만, 오히려 외면받는 저신용자가 늘고 있습니다.
일용직은 근로확인서 등을 구비하면 대출받을 수 있다는게 원칙이지만, 실제 창구에선 거절당하는 일이 빈번합니다.
금융기관들이 대상자 신용등급을 높혀 대출 가능한 대상자를 늘리자, 상대적으로 하위등급인 사람들이 외면받는 겁니다.
[김완중/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 한정된 재원으로 대출 계층을 크게 확대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우량한 계층에 대한 대출 쏠림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실제로 햇살론의 경우, 5~7등급에 대한 대출액수는 8~10등급에 비해 5배가 넘고 대출자 숫자도 4배에 육박해, 중간층이 주 수혜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금융소외자들을 배려한다는 당초 취지에서 멀어지는 겁니다.
서민대출이 결국 서민 계층의 빚 부담을 증가시켜 자칫 '빚 권하는 사회'라는 도덕적해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강석훈/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 자활을 도와주는 기능이 아니라 실제 생계비로 쓰는 경우가 많기 대문에 써버리고 나면 그것이 오히려 가계의 빚 부담으로 남게되는.]
서민대출의 당초 취지에 맞도록 대상자 범위를 보다 명확히 하고, 빚 상환 의지를 점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노인식, 영상편집 : 최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