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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통·읍소·모르쇠'…국감장의 '천태만상' 표정들

<8뉴스>

<앵커>

네, 지금 국회에서는 국정감사가 한창이죠. 질의·답변 내용 못지 않게 다채로운 국감장의 풍경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박진호 기자가 국감장 백태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벼락같이 터지는 의원들의 호통.

정신이 나간 피감기관 공무원은 말 한마디 못하고 물러나기 일쑤입니다.

[조영택/민주당 의원 : 누구한테 거짓말 배워서 그러는 거야! 공무원 집무교육, 직장교육 시키는데 입주업체 종사자까지 참여시키는 거야! 들어가세요.]

이런 호통에 기관장들은 몸을 낮추는 게 대부분이지만 정면으로 맞대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제창/민주당 의원 : 직을 걸고 문제 해결하겠다. 그런 말씀하신 거 기억나십니까! 직을 내놓으시겠어요?]

[김양/국가보훈처장 : 필요하다면 내놓겠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아니 뭐가 그렇게 당당하세요?) 잘못된 것은 고쳐야할 거 아닙니까.]

옛날의 동료가 정치적 입장을 달리해 만나면 신경전도 두 배가 됩니다.

[최종원/민주당 의원 : 장관의 친위체제가 유지된다는 게 잘못된 일인 거죠.]

[유인촌/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제가 오래하지 않습니다.]

증인들의 태도도 제각각입니다

의원에게 맞고함을 치며 대응하는 증인.

[홍순영/전 외교부 장관 : 제가 후배 장관한테 그런 얘기 할 정도로 천한 사람이 아니에요.  그렇게 천한 삶을 살고 있지 않습니다!]

반면 '모르쇠'로 일관하는 증인도 있습니다,

[홍장희/전 대사 : 저는 제 딸과 사위의 일이지만 솔직히 내용을 잘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선영/자유선진당 의원: 감사결과로 발표했으니, 사실이겠죠?]

[홍장희/전 대사 : 감사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제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제가 몰라서요.]

'검토해보겠다는'는 답변은 공무원들의 단골 메뉴.

한 의원의 푸념이 인상적입니다. 

[홍정욱/한나라당 의원 : 장관님들 유념하고 검토하겠단 말씀 들을 때 마다 100원씩 모았으면 아마 지금쯤 세탁기 한 대 샀을 것 같습니다.]

살살해달라고 따로 찾아갔던 일이 감사장에서 들통나기도 합니다. 

[강명순/한나라당 의원 : 매일 전화하고, 때로는 울먹이기도 하고, 때로는 과자도 사갖고 오기도 하고, 참 난감합니다. 저같이 마음 약한 사람은…]

[노연홍/식약청장 :  실무자가 열심히 하고자 하는 자세가  좀 잘못된 것 같습니다.]

피감기관으로부터 협박성 부탁을 들었다는 의원도 있습니다. 

[유정현/한나라당 의원 : 앞으로 큰 일을 하실 분이 경찰대 출신이 사회 전반에 골고루 분포해 있는데 이런 얘기를 하면 협박 아닙니까?]

[조현오/경찰청장 : 대단히 부적절한 잘못된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부산 고층아파트 화재 당시 건물 외벽 재료의 위험성을 직접 보여주겠다던 한 의원은 불이 붙지 않자 진땀을 흘립니다.

긴장하던 국감장은 폭소로 바뀝니다. 

[임동규/한나라당 의원 : 자꾸 꺼지나.]

[시험에 시험을 거듭해서 와주십쇼.]

의원들의 창과 피감기관들의 방패, 개인의 스타일에 따라, 처해진 상황에 따라 천태 만상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최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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