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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온종일 일 해도 가난의 쳇바퀴 '워킹푸어'

사고나 병에 걸리면 '절대 빈곤층'으로 곤두박질

<8뉴스>

<앵커>

하루 종일 일해도 수입이 너무 적어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워킹 푸어' 근로 빈곤층이라고 하는데요. 당장 눈앞에 있는 일상의 고단함보다도, 희망이 보이지 않아 더욱 고통스러운 사람들.

정형택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리기사 44살 최모 씨의 하루는 남들이 퇴근하는 저녁 7시부터 시작됩니다.

콜이 오기만을 무작정 기다리지만 요새는 하루 3건 이상 받기도 어렵습니다.

거의 매일 새벽이슬을 맞고 집에 들어가지만 최 씨의 한 달 벌이는 8, 90만 원 정도.

장애수당 등 정부보조금 70만 원을 더해도 생활은 늘 빠듯합니다.

[최모 씨/대리운전 기사 : (저축)할 게 없죠. 할 엄두도 못 내고. 그냥 한 달, 한 달 마이너스 안 나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정도.]

그나마 몇 년 뒤에는 지금 살고 있는 임대주택을 비워줘야 할 처지여서 최 씨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최모 씨/대리운전 기사 : 지금 막막하죠, 어떻게 사는 게. 갑갑하고, 내가 봐도.]

근로빈곤층을 더욱 힘들게 하는 건 열악한 노동 조건입니다.

제 때 먹지 못하고 제대로 쉬지 못하니 유일한 돈벌이 수단인 자신의 몸을 다치기 일수입니다.

11년째 지하철 역사 청소일을 하고 있는 62살 김모 씨는 고된 일에 왼쪽 연골이 닳고 인대가 끊어졌습니다.

그러나 김 씨는 수술을 포기했습니다.

3백만 원의 수술비도 없지만 하루라도 일을 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김모 씨/지하철 역사 청소원 : 넉넉잡고 3백 잡아야 된다고 하더라고. 그렇게 하려면 내가 벌어야 수술하는데 도저히 계산이 안 나와가지고 취소를 했죠.]

요즘 같은 폭염 속에서 일하는 김 씨 같은 건물 청소원과 환경미화원 등은 제대로 쉴 곳도, 씻을 곳도, 먹을 곳도 찾기 어렵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고용 없는 성장 속에 비정규직 근로자가 양산되면서 근로빈곤층은 3백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들은 사고를 당하거나 병에 걸리면 곧바로 절대 빈곤층으로 전락하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의 확대가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 강동철,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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