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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숲속 '먼로바람' 때문에…가로수 '우두둑'

<8뉴스>

<앵커>

곤파스가 강타한 어제(2일) 새벽 서울 도심에서만 2,000그루가 넘는 가로수가 뽑히거나 부러졌습니다. 특히 고층 빌딩 주변의 나무들이 많이 뽑혀 나갔는데, 바람이 빌딩 사이를 통과하면서 위력이 커진 탓이었습니다. 

보도에 조성원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양천구의 한 공원, 이 공원에 있는 나무 800그루 가운데 30그루가 이번 태풍으로 뽑히거나 부러졌습니다.

고층건물로 둘러싸여 이른바 '빌딩바람'이 집중돼 피해가 커진 겁니다. 

'먼로바람'이라고도 하는 빌딩바람은 상공의 바람이 고층건물에 부딪쳐 지상으로 내려오는 현상으로, 빌딩 사이를 지나면서 돌풍에 가속도까지 붙어 위력이 더욱 강해집니다.

실제로 이번 태풍에 쓰러지거나 부러진 서울시내 가로수 2,000여 그루 가운데 강남, 서초, 종로, 용산 등 높은 건물이 많은 지역에 피해가 많았던 반면 은평이나 중랑 등은 피해가 거의 없었습니다.

피해를 입은 가로수의 43%인 1,000여 그루는 뿌리가 깊은 은행나무였지만 빌딩바람 효과로 거세진 태풍의 위력을 당해내지 못했습니다.

[안수연/서울시청 조경과 녹화지원팀장 : 빌딩 옆에 심어져 있는 가로수나 아니면 도로변에 있는 가로수들이 피해를 받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도심 고층건물이 많아지면서 피해가 갈수록 커질 거라고 우려합니다.

[이규석/성균관대 조경학과 교수 : 고층 건물이 동서로 길게 놓여있고 그 사이에 도로가 배열돼 있다면, 그건 엄청난 빌딩바람 효과가 야기되죠.]

특히 빌딩바람은 건물 외부 구조물과 유리창까지 부숴버릴 수도 있어서 태풍이 불 때는 높은 건물 주변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영상편집 : 위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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