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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째 방치…구천 헤매는 '동학 농민군의 넋'

<8뉴스>

<앵커>

동학 농민군 지도자의 유골이 100여 년 간 일본의 한 대학박물관 창고에 방치됐다가 15년 전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고국 땅에서조차 안장되지 못한 채 또다시 방치되고 있습니다.

JTV, 하원호 기자입니다.

<기자>

나무 상자를 열자 빛 바랜 유골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한국 동학당 수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적혀 있습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전남 진도에서 활동하다 1906년에 처형된 동학 농민혁명군 지도자들 가운데 한 명입니다.

당시 일본인 사토 마사지로는 이 유골을 일본에 가져갔고, 100년 가까이 일본의 한 대학 창고에 방치됐습니다.

지난 1996년, 유골은 대대적인 봉환 행사 속에 고국 땅으로 돌아왔지만 관심은 그 때 뿐이었습니다.

묘역 조성사업이 무산되면서 유골은 쉴 곳을 찾지 못한 채 무려 15년 간 이 곳 저 곳을 떠돌았습니다.

[이동희/전주역사박물관장 : 적절한 안장처를 찾지 못했던 거죠. 그렇게 해서 저희에게 위탁을 해서 저희가 지금까지 봉안하고 있는…]

동학 농민혁명 계승사업회 등 관련 단체가 농민군 지도자의 넋을 위로하는 제를 올리고 조속한 안장을 촉구했습니다.

[조광환/동학농민혁명 계승사업회 이사장 : 역적의 굴레를 벗지 못하고 구천을 떠도는 영령들을 편안히 모실 수 있도록….]

치욕의 역사를 넘어 100여 년 만에 찾은 고국 땅.

하지만 후손들의 무관심 속에 동학 농민군의 넋은 여전히 구천을 헤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준태(J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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