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술에 취한 10대 청소년이 아침 출근길에 통근버스를 훔쳐서 운전을 하다가 뒤쫓아온 운전기사를 중태에 빠뜨렸습니다. 택시가 안잡혀서 버스를 훔쳤다는 어이없는 답변이었습니다.
정경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3일 오전 인천시 석남동, 시내버스가 신호 대기를 위해 멈춰선 순간, 통근버스 한 대가 뒤에서 들이받은 뒤 달아납니다.
버스 기사 최 모 씨가 사고를 낸 버스를 추월해 멈춰서게 한 뒤, 운전석으로 다가갑니다.
그러나 사고 버스는 최 씨를 운전석 창문에 매단 채 그대로 내달렸고, 운전기사 최 씨는 자신의 버스에 부딪힌 뒤 도로로 나가떨어집니다.
[버스 승객 : 기사님! 여기 이것 좀 도와주세요… 아이고 얼른. 이걸 어떡하냐…]
최 씨는 이 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쳐 현재 의식이 없는 상태입니다.
사고 버스는 2km를 더 달린 뒤 주변 차량 5대와 가로수를 들이받았고 이 과정에서 8명이 다쳤습니다.
[사고 목격자 : 차가 박살이 났어요. 완전히 찌그러져 있었고… 여기 차 2대가 접혀서 버스 밑으로 박혀 있었고요.]
버스 운전자는 17살 천 모 군.
사고 당시 혈중 알콜농도 0.3%가 넘는 만취 상태였습니다.
천 군은 버스정류장에서 열쇠가 꽂힌 채 정차해 있던 통근버스를 훔쳐 무면허 운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순석/인천 서부경찰서 수사관 :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귀가하려다가 택시를 잡았는데, 택시가 세워주지 않아서 찜질방으로 갈까 망설이다 보니까 세워져 있는 차를 보고 훔치게 됐다라고 진술했습니다.]
천 군은 사고를 낸 직후 달아났지만 CCTV에 찍힌 인상착의를 토대로 수사를 벌이던 경찰에 덜미가 잡혀 구속됐습니다.
(영상취재 : 임동국, 영상편집 : 박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