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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수십억 장비 엉터리 관리…기업만 '울상'

<8뉴스>

<앵커>

수십억 원에 달하는 장비를 구매해서, 중소기업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부기관이 '테크노파크'입니다. 그런데 국민의 세금으로 구입, 운영되는 이런 값비싼 장비들 엉망으로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김종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대 가격이 90억 원에 달하는 금속 가공기입니다.

각종 금속 제품을 만들 때 반드시 필요한 기계지만 워낙 고가다 보니 중소기업이 개별적으로 사들이기엔 역부족입니다.

지식경제부 산하의 '테크노파크'란 기관은 이런 고가의 장비를 사들여,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기관입니다.

그런데 이 기관의 장비 관리는 엉터리였습니다.

인천지역 테크노파크의 장비 점검일지입니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3년치의 점검일지가 같은 사람에 의해 불과 이틀만에 작성됐습니다.

이 엉터리 일지를 작성한 담당자는 부실한 관리는 예전부터 있어왔다고 고백합니다.

[장비 점검일지 작성자 : 2년 9개월간의 장비점검 일지를 단 하루 만에 만든 거죠. 그 시기에 뭐가 어떻게 고장이 났는지 저는 알 수가 없죠. 제가 입사하기 전 사안들이고..]

관리가 소홀하니 이 고가의 장비는 고장나기 일쑵니다.

[테크노파크 관계자 : 펌프 고장, 펌프가 멈춰가지고 서 있던 적이 있어요. 그런 경우가 있으면 급한거 먼저하고 여유있는건 뒤로 미루고..]

피해는 모조리 중소기업의 몫.

[중소기업 기술 담당자 : (기계 고장으로)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그거에 연동해서 저희도 그렇고 저희 고객(바이어)도 그렇고 손실이 발생하겠죠.]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공정을 마친 뒤 발급해 주는 제품 검사 성적서가 몇 년 전 퇴사한 사람의 명의로 최근까지 발급돼 왔습니다.

[(한00 씨 통화할 수 있을까요?) 그분 지금 퇴사하셔 가지고요…. (퇴사한 지) 꽤 됐는데….]

이런 허위 증명서가 4천 2백여 건이나 발급됐습니다.

[중소기업 기술 담당자 : (테크노파크에서) 열처리를 했으면 조건이 있을 거 아니에요. 그것을 확인하는 거죠. (잘못되면 피해가 있겠네요?) 그렇죠. 당연하죠.]

중소기업을 도우라는 기관이, 나 몰라라 식의 엉성한 관리로 오히려 중소기업에게 피해를 끼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 이승환,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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