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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 '구덩이에 산채로 매장'…환경오염 극심

<8뉴스>

<앵커>

8년만에 발생한 최악의 구제역 사태로 지금까지 살처분된 소·돼지가 4만 9천마리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상당수가 규정을 어긴채 산채로 매장되면서 큰 환경피해를 부르고 있습니다.

김범주 기자의 기동취재입니다.

<기자>

지난 1일 구제역이 발생한 충남 청양의 축산연구소.

트랙터 한대가 갑자기 삽을 높게 들어 올려 살아있는 돼지를 그대로 구덩이에 던져버립니다.

인천 강화의 한 농가에서는 방역 당국이 돼지 780마리를 산채로 묻었습니다.

법에는 침출수를 막기 위해 바닥에 비닐을 깔고, 그 위에 주사제로 미리 안락사 시킨 동물들을 묻고 별도의 배수 파이프를 설치하게 돼있습니다.

하지만 생매장이 되면 법 규정은 무용지물입니다.

[생매장 농장 주인 : (돼지가) 움직이죠. 비닐을 깔았는데 돼지가 살아있으니까 비닐이 다 찢어지더라고요. 다시 비닐을 옆에 쳐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안 친거죠.]

그 결과, 사체에서 나온 침출수가 그대로 지하수로, 땅속으로 스며들고 있습니다. 

[생매장 농장 주인 : 침출수에 대한 피해는 내가 직접적인 피해자인데, 돼지 먹인 죄로 인해서 그 침출수를 농업용수로 쓰거나 식용으로 써야된다면 문제가 있다고 봐요.]

농민들은 살처분 가축의 상당수가 이렇게 생매장됐다고 말합니다.

[살처분 피해 농장주 :  (당국은) 살처분 두수(머리 수)가 중요하잖아요. 반나절 쑥쑥 밀어버리면 4천두, 5천두 쭉쭉 (실적이) 올라게 되니까.]

구제역 확산을 막는데만 급급해 철저한 준비없이 막무가내식 살처분을 강행하고 있는 겁니다.

[농식품부 관계자 : 약물로 안락사시킨 다음에 하게 돼있어요. (그냥 묻던데요. 산채로?) 드릴 말씀이 없는데요 거기에 대해서는.]

[조강희/인천환경운동연합 : 탁상공론으로 돼있다고 보니까 현장에서 보기에는 매뉴얼대로 지켜지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이번 기회에 매뉴얼이 정확하게 작성되었는지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자식처럼 키운 가축을 눈물로 살처분해야 하는 농민들, 이젠 환경오염의 2차피해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영상취재, 편집 : 설민환, 황윤성(TJB),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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