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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에 먹이 못 찾아…멸종위기종 산양 '떼죽음'

<8뉴스>

<앵커>

어제(1일)부터 기온이 오르긴 했지만, 극과 극을 오가는 변덕스런 기후에, 야생 동물들은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 위기종인 '산양'이 폭설과 이상저온 때문에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조재근 기자입니다.

<기자>

계곡 바위 앞에 산양 한 마리가 웅크리고 있습니다.

겁 많고 예민한 동물이지만 사람이 접근해도 달아나지 않습니다.

먹지 못해 탈진해 혼자서는 목조차 가누기 힘겨워 보입니다.

수의사가 영양제를 놓으려해도 혈관 찾기조차 어려운 상황, 결국 발견 6시간 만에 죽고 말았습니다.

뱃속에는 새끼를 배고 있었습니다.

지난 3월 이후 경북 울진에서는 모두 20마리의 산양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것도 반경 4km 안쪽의 좁은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됐습니다.

부검 결과, 봄까지 이어진 폭설로 먹이를 제대로 먹지 못한 게 원인이었습니다.

[김영준/서울대 한국야생동물 유전자은행 부검연구원 : 장기적인 영양결핍이 있는 걸로 보이며, 질병적인 부분에서 조사가 들어갔지만 특이 병변은 찾아낼 수 없었고요.]

강원 양구와 인제, 삼척에서도 19마리가 숨진채 발견돼 모두 39마리가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많아야 5마리 정도가 죽는 예년에 비해 이례적인 숫자입니다.

[조범준/야생동물연합 사무국장 : 폭설이 왔을 때는 보호시설을 설치하고 주기적인 순찰을 통해서 탈진하거나 밀렵에 희생된 산양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해 주는게 필요합니다.]

국내 추정되는 산양의 개체 수는 700에서 최대 천여 마리.

설악산과 비무장지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서식지에서는 이렇다할 보호대책조차 없는 실정입니다.

(영상취재 : 허 춘, 영상편집 : 최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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