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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장병 위해 구명정 남겨…희생 줄인 '전우애'

<8뉴스>

<앵커>

절박한 상황에서는 누구나 자기 목숨이 먼저일 것 같지만, 침몰해 가는 천안함에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전우애가 빛났던 구조 당시 상황을 생존 장병들의 증언을 통해 재구성해봤습니다.

김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생존자와 대원들 상태를 파악하라!"

사고 직후 함장실에 갇혔다가 대원들에 의해 구출된 최원일 함장의 첫 명령이었습니다.

침몰과 동시에 함체가 90도 기울면서, 평소 문이 있던 벽면은 바닥이 됐습니다.

[오성탁 상사 : 벽면을 아무리 사방을 암흑 속에서 손을 더듬어서 출입문을 찾으려고 해도 출입문이 잡히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순간 제 발 밑에 걸리는 느낌이 있어서 만져보니까 출입문이 바닥에 있었습니다.]

천안함 부장인 김덕원 소령은 이런 상황에서 외부로 통하는 문을 찾아냈습니다.

탈출구가 열렸지만 대원들은 바로 탈출하지 않았습니다.

부상당한 전우를 찾아 나선 겁니다.

안재근 상병을 비롯해 많은 승조원들이 근무용 플래시를 들고 어둠 속에서 부상한 대원들을 구조해냈습니다.

[정다운 중위 : 함 내부로 다시 들어가서 추가 생존 인원을 확인하고 구조를 했습니다.]

추위에 떠는 대원에겐 담요를, 안경을 잃어버린 대원에겐 안경을 양보해가며 침착하게 모두 갑판 위로 탈출했습니다.

갑판 위에서 장병들이 구조를 기다리는 동안 저체온증에 걸릴 위험에도 김정운 상사는 바다로 뛰어듭니다.

그리고 구명정 4개를 침몰하는 천안함 함체에 붙들어 맸습니다.

구명정을 이용해 천안함을 빠져나온 생존자 58명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실종 장병들을 위해 구명정을 다시 현장으로 돌려보냈습니다.

그러나 그 구명정을 타고 돌아온 실종 장병은 아타깝게도 아직 없습니다.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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