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한 사찰이 멀쩡한 계곡 암벽에 제멋대로 동굴을 뚫어 법당을 만들고 계곡까지 마구잡이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청정 계곡이 이렇게 망가져가고 있는데 관할 관청은 이 사실을 알고도 방치하고 있습니다.
송성준 기자가 고발합니다.
<기자>
부산의 대표적 청정계곡을 품고 있는 기장군 달음산 중턱입니다.
공사중인 한 사찰 뒷쪽으로 서있는 깎아지른 암벽.
그런데 암벽 한 가운데, 이상한 문이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사찰 관계자가 완강히 제지합니다.
[사찰관계자 : 아 안됩니다. 무단은 무슨 무단이에요.]
안으로 들어가 보니 놀랍게도 암벽에 인공동굴을 뚫어 만든 법당이었습니다.
자연 암벽을 파헤쳐 동굴법당을 만들어 놓고 바위모양으로 위장한 플라스틱 문으로 눈가림을 해 놓은 것입니다.
이런 불법적인 동굴법당은 여기말고도 한곳이 더 있습니다.
계곡에는 재해를 예방한다는 명목으로 국유지까지 파헤쳐 물 막이용 콘크리트 옹벽을 쌓아놨습니다.
언뜻 보기에도 부실한 옹벽은 큰비가 오면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위태로워 보입니다.
절벽에서 파낸 돌과 흙은 사찰 앞 계곡에 퍼다 부었습니다.
사찰 측은 뭐가 문제냐며 오히려 큰 소리입니다.
[사찰 관계자 : 우리가 볼 때는 아무 문제 없는데 다니면서 등산객들이 신고 했나 봐요.]
기장군은 이런 사실을 3년 전에 확인하고도 사실상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다가 뒤늦게 사찰 측에 책임을 떠 넘깁니다.
[김영구/기장군청 공원녹지계 : 스님은 복구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볼 때는 복구가 아니죠.]
한 사찰의 욕심에 행정관청의 부실관리까지 겹쳐 멀쩡한 청정계곡이 멍들어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