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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힘들게 살다…스스로 목숨 끊은 참전용사

<8뉴스>

<앵커>

70대 할아버지가 병고와 생활고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한국전쟁 참전 당시 큰 부상을 당해 평생 힘들게 살았던 할아버지의 최후, 안타깝기만 합니다.

정형택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4일) 오전 9시 반쯤 79살 최 모 할아버지의 50제곱미터짜리 단독주택에서 불이나 최 할아버지가 숨졌습니다.

할아버지의 목에는 전깃줄이 감겨 있었고 집안 곳곳에서 일부러 불을 지른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할아버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할아버지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웃주민 : 할아버지는 많이 안 좋으세요. 거동을 전혀 못하세요. 할머니 안 계시면.]

할아버지는 20살의 나이에 한국전쟁에 참전해 다리에 큰 부상을 입은 뒤 일도 제대로 못해 후유증과 생활고에 시달렸습니다. 

기초 생활수급자에게 지급되는 생계주거비 33만 원과 장애수당 17만 원, 그리고 참전 명예수당 9만 원이 한 달 소득의 전부였습니다.

숨진 할아버지를 평생 수발하며 살아온 할머니는 남편의 당뇨 약값에 보태겠다며 취로 사업에 나갔다가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방 모 씨/미망인 : 그 월급 갖고 병원에 다니죠, 집에서 약 먹어야지, 생활해야죠. 힘들죠. 돈 몇십만 원 가지고 어떻게 살아요.]

할머니는 생계 보조비가 끊어질까봐 혼인신고도 못하고 30년을 살아야 했다며 슬픔을 억누르지 못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동률,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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