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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 안빠져요" 호출…119는 생활민원 해결사?

<8뉴스>

<앵커>

위급상황에 찾는 119. 그런데 최근엔 마치 무료로 심부름센터 이용하듯 하는 사람들이  늘어서 문제입니다. 이런 얌체이용자들 때문에 정작 긴박한 상황에 구조가 밀릴까 걱정입니다.

박현석 기자입니다.

<기자>

술에 취한 50대 등산객이 119 구조대원의 등에 업혀 산을 내려옵니다.

미안하다거나 부끄러움은 커녕 횡설수설 정신을 못차립니다.

이 여성은 손가락이 부어 반지가 빠지지 않는다며 119 구조대를 찾았습니다.

[아저씨 장난 아니에요(아파요).]

[어쩔 수 없어요. 참아야 해요.]

집이 문이 잠겼다고 열쇠수리공 대신 119에 신고를 하는 경우는 다반사고, 지하실에서 부엉이가 발견돼도, 아파트 앞마당에 고라니가 나타나도, 도로 한복판에 고삐뿔린 황소가 나타나 교통이 마비돼도 뒷처리는 대부분 119 몫입니다.

지난해 119 구조활동 가운데 불 끄고 인명 구하는 일을 제외한 이런 생활 민원은 9만 3천여 건으로 전체의 3분의 1이 넘었습니다.

일년사이에 66%나 늘어난 겁니다.

119가 친숙해진 건 좋은데, 일선 구조대원들은 걱정입니다.

[김홍주/서울 종로소방서 119구조대 : 오늘(2일)같은 경우도 옥탑방에 비둘기가 들어왔다고 해서 잡아서 내 보내드리고 왔는데, 그런 경우에도 긴급출동이 일어날 수가 있으니까 시민들에게 서비스가 늦어지는 그런 부분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정도가 심한 얌체 이용자에게 이용료를 받는 방안도 검토중이지만 구분하기가 어렵다는 점이 고민입니다.

[조성완/소방방재청 정책국장 : 긴박하게 신고를 하기 때문에, 저희들이 현장까지 나가보지 않고는 상황 자체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소방방재청은 효율적인 구조활동을 위해 단순히 비용을 줄이려고 구조를 요청하는 것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영상취재 : 최남일, 조창현, 영상편집 : 염석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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