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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적으로 살아남았지만…다시 굶주림과 사투

<8뉴스>

<앵커>

고통과 눈물과 굶주림의 땅, 아이티에서 지금 희망을 찾기란 어렵습니다. 생존의 한계를 넘어선 기적적인 구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한편에선 수많은 노약자들이 굶어죽을 위기에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조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진으로 무너진 아이티 세관 건물, 콘크리트 잔해의 좁은 틈을 구조대가 비집고 들어간 지 8시간 만에 먼지투성이 남성이 끌려 나옵니다.

매몰된 지 125시간, 생존 한계라는 72시간을 훌쩍 넘겼습니다.

150여 명이 묻힌 유엔 건물에서도 덴마크인 직원이 구조됐습니다.

[크리스텐슨/생존자 : 저 안에 두 명 더 묻혀 있어요.]

중국 구조팀에 구출된 이 남성은 완전히 탈진했습니다.

산소 호흡기에 의지해 급히 진료소로 옮겨졌습니다.

재난 속에서도 새 생명은 태어났습니다.

이 아이는 이스라엘군 임시진료소에서 태어난 기념으로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기적적인 생존의 다른 한편엔 노약자들이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 양로원 노인 80여 명은 건물이 무너져 거리로 나앉았습니다.

건강한 사람들은 물과 구호식량을 받아오지만, 노인들은 그러지도 못하고 굶어 죽어가고 있습니다.

[엠마뉴엘/양로원 직원 : 매몰됐다 구조됐던 할아버지 한 분이 굶주림에 어제(17일) 돌아가셨어요.]

노인들은 지진 발생 뒤로 기저귀조차 갈지 못해, 몸에선 악취가 진동하면서 주위에 쥐들이 꼬이는데도 무방비 상태입니다.

몸을 가눌 힘도 없는 노인들,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어린이들, 스스로를 챙길 수 없는 이들에게 하루하루는 죽음과의 싸움입니다.

(영상편집 : 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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