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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물 따로, 호스 따로?…소화함 '무용지물'

<8뉴스>

<앵커>

고지대 주택가는 불이 나도 소방차량이 진입하기가 어려워서 초기진화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대책을 세워놨는데, 역시나 무용지물인 곳이 많았습니다.

안서현 기자의 집중취재입니다.

<기자>

지난 13일 저녁 서울 수색동의 옥탑방에서 불이 났습니다.

주민들은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에 스스로 불을 끄기 위해 근처에 있던 비상소화장치함을 열었습니다.

상자 안에 소방 호스가 놓여져 있었지만 소화전을 찾지 못해 우왕 좌왕했습니다.

[김 모 씨/화재 목격자 : 저는 그 안에 일체형 밸브가 있어서 그렇게 작동을 하는 줄 알았는데 (밸브가) 없었어요. 그래서 그 밸브를 계속 찾아 헤맸지만 없었고, 또 어두워서 보이지도 않았고.]

소방차가 도착해 확인해 보니 소화전은 소방장치함에서 30미터 가량 떨어진 곳에 있었습니다.

[소화전이 있으면 여기 안에 있겠죠.]

[소화전이요? 연결하는 게 없네, 그러고보니까.]

소방차량이 진입하기 힘든 고지대 주택가 등에는 주민들의 신속한 화재진압을 위해 이렇게 비상소화장치함을 설치해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국의 비상함 5천여 개 가운데 절반 정도만 소화전과 함께 설치돼 있을 뿐 나머지는 소화전과 떨어져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경우 소화전과 떨어진 분리형 비상함을 1년에 고작 30개 정도만 일체형으로 바꾸고 있을뿐 소방방재청에서도 교체 계획이 없습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 : (소방방재)청에서 그렇게 지침 내리는 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분리형을 일체형으로 해라 그런 사항은 없는 거로 알고 있어요.]

비상함에 대한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비상함이 눈과 쓰레기 더미에 파묻혀 찾을 수 없거나 아예 열리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화전과 따로 놀고 관리마저 부실해 비상소화장치함들이 애물단지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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