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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정취와 문인의 향기 물씬…도심 속 '문학길'

<8뉴스>

<앵커>

바쁜 마음에 스쳐 지나가거나, 차 안에서 무심코 내다보는 도심의 풍경 속에도 옛 정취와 문인들의 향기가 배어있는 길들이 있습니다. 

도심 속 이야기 길을 조제행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여긴 완전히 시골 마을이여 커피집도 있고 미술관도 있긴 하나 방앗간도 있더구나"

신경숙의 베스트셀러 소설 '엄마를 부탁해'에서 묘사된 부암동.

걷기좋은 길로 입소문이 나면서 찾는 사람들이 날로 늘고 있습니다. 

아기자기한 골목길마다, 가을이 깊이 내려 앉았습니다.

그 길 따라 걷다보면 운수좋은 날, 빈처의 작가 현진건의 집터에서 인생의 무상함을 느낍니다.

이윽고 조선말 고관을 지냈던 반계 윤웅렬의 별장이, 다소곳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상은/산악사진가 : 문화유적과 내가 살고 있는 땅과 역사와 이런 것들을 걸으면서 너무 자연스럽게 알 수 있는 길들도 사실은 많더라고요.]

산자락을 돌아가면 지난해 서울시 도보여행 코스로 지정된 성북동 길이 나옵니다.

그 길에서 만해 한용운 선생이 말년을 보냈다는 '심우장'을 만납니다.

광화문 조선총독부를 보기 싫다며 북향으로 지었다는 일화가 유명한 곳입니다.

[이혜경/문화유산해설사 : 외동따님인 한영숙님이 이곳에 사시다가 일본 대사관저에 펼럭이는 일장기가 보이는 것이 너무 눈에 거슬리셔서 이 집을 그냥 서울시에 기증을 하시고 바로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셨다고 합니다.]

그 아래에는 한국문화재의 아름다움을 알리는데 애썼던 전 국립박물관장 최순우의 옛집이 있습니다.

아기자기한 옛이야기를 들으며  두어 시간 걸으면 사찰 길상사가 나타납니다.

최고급 요정 대원각에서 지난 97년 길상사로 용도와 이름이 바뀌었지만, 여기에는 대원각 주인 김영한 여사와 월북 시인 백석의 이루지 못한 사랑얘기가 남아 있습니다.

내년에 서울 종로구가  문학과 역사가 깃든 골목길 17개를 도보여행 코스로 새로 운영하기로 하는 등 많은 지자체들이 도심 속 걷기길 조성에 나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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